충남농업기술원 화훼연구소장 최종진

 

각양각색의 꽃들이 산과 들에 화려하게 피어 있고 울긋불긋 꽃들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꽃은 부모님과 자녀 사이, 친구 또는 부부 등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마음을 전하는 의미 있는 선물이 된다. 많은 이들에게 고마움 또는 사랑을 전하면서 꽃을 선물하는 것이 대중화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에 안타깝게도 꽃을 사치품으로 인식하는 문화로 인해 연간 1인당 꽃 소비액이 1만 3000원(2015년)으로 일본 10만 원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소비되는 꽃도 80%가 행사용으로 제한되어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해 9월에 개정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발효됨에 따라 승진이나 애경사 때 주고받던 꽃 선물도 줄어들어 화훼산업이 더욱 어려워졌다고 화훼 농가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선물용 화훼 시장의 급격한 침체로 화훼업계는 물론 생산농가의 소득감소가 심각한 상황이다 보니 정부에서도 꽃 소비 촉진을 위한 다각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완화시키는 대안을 내놓았다.

대내외 여건에 따라 위축된 화훼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화훼산업 5개년(’18~’22) 종합발전 대책까지 수립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내용을 보면 품종육성시스템 구축에 의한 품종 육종, 고품질 저비용 기반구축을 통한 생산기반 확충, 선진유통구조 시스템 구축에 의한 유통구조 개선, 수출산업화를 기반으로 수출확대, 생활용 꽃 소비기반 구축에 의한 소비촉진, 꽃에 대한 국민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꽃을 이용한 가공 상품 개발 확대, 화훼법 제정을 추진하여 화훼산업 활성화를 위한 체계적 추진 및 지원근거를 마련하고 화훼재배 통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정부에서 다양한 대안을 내 놓는다 하더라도 경직되어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예전처럼 아무런 제약 없이 꽃 선물을 주고받는 그런 시대가 오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부뿐 아니라 화훼업계와 시민들이 함께 나서야 한다. 소비자들이 꽃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로컬푸드 직매장, 대형마트 등에 화훼 판매점 설치를 적극적으로 권장해야 한다. 이미 일부 기관에서 추진하고 있는 ‘1 테이블 1 플라워’운동과 직원생일에 꽃을 선물하는 문화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이런 운동을 지역경제 소비활성화 캠페인과 연계해서 1회성이 아닌 반복적인 꽃 소비촉진 행사를 개최하는 등 화훼소비 생활문화를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는 화훼진흥법을 제정하여 꽃을 활용하여 아이들의 정서함양을 돕고 노년층에게 까지 꽃을 즐김으로써 위안을 받는 생활 속의 꽃 소비 정책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수입 꽃이 50%에 육박하고 꽃 생산 기반이 무너지고 있어도 화훼 활성화 대책은 없고 그저 모든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꽃은 낭비라는 인식만 갖고 있다. 이제는 꽃이 생활원예로 자리 잡아 자연스럽게 일상생활 속에서 꽃과 더불어 아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행복한 문화로 정착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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