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월근(아름다운세상 이사장)

 

지금 우리 민족은 38선이란 쇠사슬에 허리를 묶인 지 72년. 남과 북은 동맥경화증으로 부모형제가 못 만나고, 총칼로 휴전선에서 대적하고 있으니 형제와 동포는 누구를 위해 총을 쏘는가? 왜 우리는 이 지경이 됐는지도 모르고 있는가? 아니면 알면서도 바보 천치로 눈과 귀를 막고 사는가? 우리는 이씨 왕조 때나 지금이나 당파 싸움만 하고 있다.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한반도를 남과 북으로 분할하는 안은 1894년과 1903년 각각 중·일, 러·일 간에 한반도 분할 문제를 두고 열린 비밀회담에서 이미 거론된 바 있다. 이후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35년을 시달리다가, 제2차 세계대전 중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연합국에 항복하면서 우리는 광복을 맞았지만 독립의 기쁨도 잠시뿐이었고, 바로 이 38선이 남과 북을 갈라놓은 것이다.

누가 38선을 만들었는가? 제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5년 8월 11일 미국·영국·소련이 참여한 얄타회담에서 38선 이북은 소련군이, 이남은 미군이 일본으로부터 항복을 접수하도록 밀약이 돼 있었다.

이상 38선이 생기게 된 역사적인 배경을 간략하게 설명했고, 여기에서 한마디로 결론부터 말한다면 지금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미국·일본·중국·러시아 등 4개국 가운데 한 나라도 한반도를 통일시켜야 한다고 나서는 국가가 없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 ‘순망치한(脣亡齒寒)’이란 사자성어를 대입해 볼 수 있다.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라는 뜻으로, 한반도 주변의 강대국들 모두 한반도를 ‘입술’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다.

비운의 한반도는 지금 어디로 표류하고 있는가? 이 굴욕의 사슬은 결자해지(結者解之) 돼야 한다. 4대 강국은 한반도 통일을 말하면서도 한반도를 완충지역으로 활용하려는 속내를 갖고 있다. 그렇다면 4대 강국은 한반도를 ‘영세중립국’으로 상정하고, 결심만 하면 된다. 독일과 예멘, 그리고 베트남이 통일됐는데 어찌하여 한반도는 4강의 노리개가 됐단 말인가? 이처럼 분하고 원통한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는가?

우리 민족의 살길은 통일이고 독립이다. 이제는 스위스처럼 또한 오스트리아처럼 주변 강대국들의 완충지역 국가로서 자주와 평화의 국가로 가려면, 스위스는 1815년 빈 회의에서 영세중립국이 됐고, 이후 파리회의에서 이것이 재확인됐다. 중립보장국은 영국·프랑스·오스트리아·독일·러시아·스페인·포르트갈·스웨덴 등 8개 국이다. 오스트리아는 1955년 자국 연방헌법 규정을 통해 영세중립을 선언하고 세계 각국에 이를 통지해 승인을 구했고, 제국(諸國)이 이를 승인함으로써 성립됐다.

1962년 라오스도 제네바회의에서 영세중립을 선언하고, 미국·영국·러시아·프랑스·중국을 포함한 13개 나라가 이를 환영하며 라오스 중립과 독립에 관한 선언에 서명했다.

아무도 독립이란 밥상을 우리에게 차려 주지 않는다. 오직 우리들의 의지와 4대 강국에 대한 정치력, 그리고 세계만방에 선언하는 절차가 있을 뿐이다. 물론 여기에는 많은 걸림돌과 장애물이 있다.

지난날 나는 영세중립통일협의회 공동회장으로 중앙무대에서 의지를 불태웠지만 메아리는 없고 색안경만 본 적이 있다.

문재인정부가 탄생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고,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다. 새 정부가 통일의 초석을 깔아야 한다. 시작이 반이다. 천릿길도 한걸음부터라고 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들은 아픈 역사를 또다시 후손에게 물려줘선 안 된다. 휴전선에서 또다시 형제끼리, 한 핏줄끼리 총을 겨눠선 안 된다.

나서라 동포여! 우리는 더 이상 꼭두각시가 아니다. 한반도는 독립하고 싶다. 그리하여 세계 속에 아름다운 세상과 평화의 꽃동네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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