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 교통안전공단 중부지역본부 처장

교통안전 선진 사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전시설이나 첨단장비 등의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더라도 그것을 사용하는 운전자의 의식이 안전하지 않다면 교통사고의 위험성은 사라질 수 없다. 통계를 보면 교통사고의 약 90% 이상이 인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교통안전 체험교육은 기존의 평면적인 이론교육에서 벗어나 운전자가 직접 실제 도로와 유사한 상황에서 주행해 보고 자신의 잘못된 운전습관을 스스로 교정할 수 있는 획기적인 교육시스템으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1980년대부터 시행하고 있다. 선진국의 운영현황을 보면 프랑스 12개 체험장(지난 1984년부터 연간 4만 5000명 교육), 오스트리아 14개 체험장(지난 1987년부터 연간 12만 명 교육), 일본 10개 체험장(지난 1991년부터 연간 6만 명 교육), 독일 75개 체험장(2001년부터 연간 18만 명 교육) 이고, 우리나라는 2개 체험장(지난 2008년부터 연간 2만 8000명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은 혁신적이고 과학적인 교통안전 체험교육 과정을 개발해 경북 상주(지난 2008년)에 이어 올해 3월부터 수도권인 경기 화성에서 체험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운전자 체험교육과정은 기본교육과정, 심화교육과정, 자격취득과정, 법정교육과정 4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 기본교육과정과 심화교육과정은 일반 운전자 및 버스, 택시, 화물운전자를 대상으로 자동차 특성 및 속도에 따른 위험요소 이해와 빗길주행, 긴급제동, 야간주행 등을 체험하게 된다. 자격취득과정은 버스운전, 화물운수종사 자격시험을 체험교육으로 대체하는 과정으로 교통사고 상관관계, 응급조치요령, 도로유형별 안전운행, 평가(총점의 60%이상 합격) 등을 시행한다. 법정교육과정은 교통안전법에 따라 사망사고 또는 8주 이상의 중상사고를 일으킨 사업용운전자를 대상으로 교통법규 안전이론, 방어운전, 위험회피, 고속주행 안전운행 등을 시행한다.

교통안전 체험교육은 운전자의 교통안전 의식 향상과 운전습관을 개선해 교통사고 예방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 외국의 사례를 보면 프랑스 상트흐 체험교육은 30~50% 감소, 오스트리아 티스도르프는 35% 감소, 일본의 경우 안전운전중앙연수소는 40%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부터 5년간 교육이수자 5만여 명을 대상으로 교육이수 전후 교통사고 발생건수를 조사한 결과 사망자 수 67%, 사고건 수 54% 감소의 효과를 보였다.

올해 대전과 충남지역은 교통안전시행계획 및 사업예산에 반영해 운수회사 운전자, 운수경영자, 초등학교 교사, 녹색어머니회원 등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체험교육을 이수할 예정이다. 일반 운전자도 본인의 위험운전 습관을 진단하고 교정하려면 교통안전교육센터 교육과정에 신청하면 된다. 앞으로 운전자 맞춤형 체험교육과정 개발과 고령운전자에 대한 교육과정을 확대 개편하고, 교육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매년 전국 4000명 이상의 교통사망사고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방안은 성숙한 교통문화를 정착시키는 노력이다. 자동차와 도로 안전성이 향상되어도 그것을 이용하는 운전자와 보행자의 의식이 변하지 않는다면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운전자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체험교육을 통해 운전습관을 개선하고, 정부는 국민이 쉽게 접근해 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권역별로 교통안전 체험교육장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이진구 교통안전공단 중부지역본부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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