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필응 대전시의원

 

촛불집회, 최순실 국정농단, 중국 및 미국과의 사드 문제 등 긴박했던 국내·국제정세가 대선 후 빠르게 안정화돼 가고 있다. 우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대한민국호의 새 선장으로 선출함으로 그간 심각한 갈등으로 상처 입은 나라를 하루 속히 원상태로 돌리고, 더 나아가 정치·경제·문화 등에서 더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나는 이번에 우리가 겪었던 많은 사건들을 통해 사람, 즉 ‘인물’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이에 우리 모두에게 화두를 꺼내보고자 한다. 인물론에 대하여….

화두(話頭)의 사전적 의미는 이야기의 첫머리, 관심을 두어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이야기할 만한 것을 말하나 불교에서 자주 쓰이는 또 다른 의미로는 근본 진리를 묻는 물음에 대한 선사(禪師)들의 대답이거나, 혹은 깨달음을 위한 언어·행동 들을 말하기도 한다. 그리고 일반인에게는 일상적인 삶 속에서 관심 있는 것에 대한 깊은 생각이나 몰입을 의미하기도 한다.

내가 ‘인물론’이라는 화두를 언급한 것은 대선기간 중 우리나라 정치사에서 전에 없었던 특이하고도 희망적인 사건과 실마리를 봤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는 보수·진보로 나뉜 정당정치를 통해 인물보다는 정당·이념 등으로 정치인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번 대선기간 중 3월에 정당별 후보가 확정되지 않고 전 후보군이 포함된 여론조사에서 한 정당에 속한 후보자들이 1·2·4위를 차지했고, 합산 지지율이 약 60%에 달했다. 이것은 부동층 약 20%를 제외하면 전에 없었던 엄청난 지지를 국민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이를 다시 생각해보면 정당과 이념보다는 개인의 성향과 이상, 신념을 보고 후보를 선택하는 인물에 대한 평가로 국민의 인식과 선택지가 바뀌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에마뉘엘 마크롱은 의원이 1명도 없는 신당을 이끌고 양당체계를 무너뜨리고 프랑스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당에서조차 반대가 많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그렇다. 세계는 문화·경제·사상뿐만 아니라 정치까지도 글로벌화되고 있다. 정치인도 정당이 아닌 인물에 대한 평가로 선택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제 지방선거가 1년도 채 얼마 남지 않았다. 벌써부터 각 언론에서는 양당체제에서 다당체제로의 변화로 이전보다 많은 후보자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인물론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이제 우리 국민은 단순히 정당의 울타리를 보고 후보자를 선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정치인은 정책과 신념, 준비된 후보자라는 사실을 국민에게 보여주지 못한다면 국민에게 선택받는 일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또 국민도 지방자치단체의 특성상 리더십과 창의적인 정책 개발 등을 통해 내 지역을 발전시키고, 내 지역을 행복지수가 높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가를 검증해 선택할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에 인물론이라는 화두를 꺼내본다. 다시는 뒷걸음치지 않고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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