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실 다섯 곳, 설치미술 가득…부메랑 제작 체험코너 특히 인기

▲ 대전 열린유치원 원생들이 6일 ‘2017 아시아 태평양 현대미술 : 헬로우 시티’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대전시립미술관을 찾아 ‘호주원주민미술 : 꿈의 여정’ 갤러리 앞에 마련된 호주원주민 미술체험 코너에서 부메랑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선생님! 저기 코끼리 보러 갈래요!”

한동안 내리던 장맛비가 그치고 오랜만에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가운데 체험활동을 위해 찾은 어린이들의 발길로 6일 대전시립미술관은 오전부터 북적였다. 1층에 마련된 체험프로그램 코너는 아이들의 시끌벅적한 소리로 가득했다. 체험활동 선생님이 자리를 정돈하기 시작하며 아이들에게 “옛날 사냥용으로 사용하던 부메랑에는 각자가 꿈꾸는 소망, 희망을 그림으로 그렸어요. 여러분들도 이 부메랑에 각자의 소원을 그려보세요”라고 설명하자 말이 끝나기 무섭게 아이들은 저마다 색연필, 매직을 들고 책상 위에 놓인 부메랑에 자신만의 희망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데 정신을 집중했다.

짧은 시간 동안 아이들의 부메랑에는 꽃, 왕관, 무지개, 나비 등 저마다 형형색색으로 그려진 소망들이 자리를 잡아갔다. 그중 친구들이 모두 완성을 해나가는 가운데 그림 스케치에 정신이 없던 한 아이의 그림이 눈에 띄었다. 녹음이 우거진 너른 들판에 햇볕이 내리쬐고 한 여자 아이가 그 넓은 들판을 올라가고 있었다. 어떤 의미로 그렸냐고 넌지시 묻자 아이는 “예전부터 놀러가고 싶었는데 특히 산책을 하고 싶었어요”라며 해맑게 웃었다.

체험이 끝난 아이들은 선생님의 손을 붙잡고 계단을 올라 2층에 마련된 네 곳의 전시실로 들어섰다. 그저 전시된 작품들을 보며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면 그만한 공부가 없기 때문인지 해맑은 동심의 아이들에겐 특별한 설명은 필요 없다. 아이들은 갤러리를 들어설 때마다 “와~이것 봐! 선생님! 저 사진 찍어주세요”라고 흥미로워 하며 작품에 빠져 들었다. 특히 갤러리 곳곳에 숨겨진 대형 코끼리와 꽃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풍선처럼 바람에 부풀었다 숨이 죽기를 반복하는 코끼리와 꽃은 살아 숨 쉬는 생명처럼 느껴져 한동안 아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길고 긴 갤러리 터널을 지나 다시 유치원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저마다 또 보겠다며 아우성을 쳤다. 7살의 한 꼬마는 “아저씨! 저 엄마랑 또 올래요. 그때 아저씨도 또 올거죠?”라며 애교를 선사했다. 이날 아이들과 함께 기획전시를 찾은 열린유치원 손덕순 선생님은 “아이들과 함께 미술관을 찾기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이렇게 조형물도 보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적었는데 이번 프로그램 덕분에 아이들과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간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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