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학교가 총장 공백 상태로 학교를 운영해 온 지가 벌써 3년을 넘어서 40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다. 대통령 없는 국가의 비상사태를 겪으며 온 국민이 뼈저리게 느꼈듯이 수장 없이 조직이 운영된다는 것은 혼란과 불안의 연속일 뿐이다. 사태가 3년을 훌쩍 넘어서며 대학 정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역사로 보나. 학교 규모로 보나 전국 국립대학에서도 손에 꼽히는 공주대학교가 총장 없이 40개월을 맞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지역사회가 모두 관심을 갖고 사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 매진해야 한다. 정부는 서울대학교가 이 지경을 맞아도 수수방관 하고 있을 건지 따져 묻고 싶다.

공주대가 선거를 통해 총장 후보자를 지목한 것은 지난 2014년 3월로, 선거 즉시 1위자와 2위자 명단을 교육부에 올려 최종 낙점과 함께 임명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뚜렷한 이유도 대지 않고 두 명의 후보 모두 부적합하다며 총장 임명을 거부하고 있다.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김현규 후보자는 명백한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임명을 거부하고 있는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소송 당사자는 물론 모든 학교 구성원이 애를 태우고 있다. 공주지역사회도 신임총장 임명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이처럼 총장 없는 학교 체제가 장기화 되면서 학교가 입고 있는 손해는 일일이 계산이 어려울 지경이다. 벌써 몇 년째 이 학교 졸업생들은 총장권한대행 명의로 발행되는 졸업장을 받았다. 공주대는 정부가 주도하는 각종 대형 국책사업 공모에서도 줄줄이 낙방하고 있다. 울화통이 터질 만도 하다.

법적 절차에 의해 선거를 치르고 1순위자와 2순위자 명단을 올려 최종 낙점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정부이다. 아직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도 정부이다. 정부의 방관 아래 공주대는 내홍과 외풍으로 피멍이 들어가고 있다.

공주대 외에도 전주교대, 광주교대, 춘천교대, 부산교대 등 4개 교대와 한경대, 금오공대, 방송통신대 등도 정부의 거부로 총장 없는 학교 운영이란 사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 중 공주대가 가장 오랜 기간 진통을 겪고 있다. 공주대는 비 거점국립대 중 최대 규모로 몇몇 거점국립대보다 규모가 큰 학교이다.

1만 4000명이 넘는 재학생을 가진 충남도내 최대, 최고의 대학이 공주대이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선임을 마무리한 정부는 하루라도 지체하지 말고 서둘러 공주대 총장 임용 문제를 해결하야 한다. 총장 없이 40개월을 보낸 공주대에 한결 애정과 관심을 갖고 지원도 확대해 그동안의 아픔을 보상해 주어야 한다.

<김도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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