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 불가능한 미로 패턴 통해 복제방지 보안기술 적용 기대

▲ 자기조직화를 통한 표면 패턴 형성. 한국연구재단 제공

국내 연구팀이 먼지만한 작은 크기에서 미로와 같은 모양을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10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경희대 박 욱 교수와 서울대 권성훈 교수 연구팀은 수십~수백 마이크로미터(1㎛=100만 분의 1m)의 아주 작은 크기에서 미로와 같은 복잡한 패턴을 원하는 모양으로 자기조직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자기조직화는 외부의 도움 없이 자발적으로 특정 구조를 형성하는 방법이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스 6월 30일 자에 게재됐다.

기존 리소그래피 공정(마스크상에 설계된 특정 패턴을 웨이퍼 상에 구현하는 공정)으로 복잡한 삼차원 구조물을 만들기 위해선 비용이 비싸고 장시간 소요됐다. 따라서 최근에는 이차원 구조물을 삼차원 구조물로 변환하는 방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중 주름짐 현상(링클링)을 활용한 자기조직화 방식은 복잡한 문양의 방향성과 위치를 조절하기 어려워 1차원이나 헤링본 패턴(텔레비전 수상기의 스크린 상에 가끔 볼 수 있는 간섭 무늬) 등 단순한 형태에 머물렀다. 연구팀은 주름짐 현상을 통해 미로처럼 복잡한 패턴을 가지는 구조물을 아주 작은 크기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제작할 수 있는 새로운 자기조직화 방법을 개발해냈다. 주름을 유도할 수 있는 작은 홈들이 새겨진 폴리머 기판을 만들고 그 표면을 실리카로 코팅했다.

이어 이를 수축시켜 폴리머 기판과 실리카 필름 사이의 부정합 변형으로 주름 패턴을 만들어낸 거다.

박 교수는 “개발된 기술은 자기조직화 방식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구조물의 다양성을 넓힐 뿐 아니라 고유하면서도 복제 불가능한 키를 생성할 수 있는 물리적 복제방지 기술”이라며 “4차 산업시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보안 분야에서 보안 강화를 위한 기술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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