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우 한남대학교 홍보팀장/전 한국일보 기자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다 보면 가끔 깜짝 놀랄만한 ‘뉴스’가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보게 된다. 왠지 의심쩍은 생각에 전직 기자의 확인 본능을 발휘해서 나름의 팩트체크를 해본다. 구글링을 몇 차례만 해봐도 십중팔구 가짜뉴스이거나 근거 없는 내용으로 밝혀질 때가 많다.

그러나 또다시 놀라는 것은 이런 가짜뉴스를 의심도 하지 않고 공유하는 ‘친구’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정치적,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이를 악의적으로 확산시키는 자들을 제외 하고 평범한 친구들 말이다. 합리적인 의심보다는 감정적인 수용이 먼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조직적으로 철저하게 조작된 경우는 개인이 그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 이는 당연히 언론 취재나 수사기관의 몫이다. 심지어 언론의 가짜뉴스 유통은 몇 배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며, 중요한 글로벌 이슈로 부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정보로부터 자신과 친구들, 자녀들을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사이버공간의 건강성을 위해 우리는 뭔가 해야 한다. 그중 핵심적인 것이 미디어 교육이다. 법과 제도를 통해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미디어 교육이라고 본다. 해외 선진국의 경우 일찌감치 초등학교 때부터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교육을 하는 곳이 많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쉽게 말해 미디어를 읽고 쓰며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다양한 뉴미디어를 통해 수많은 정보들을 빠르게 접촉하는 현대사회에서 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꼭 필요한 소양이며, 이는 일정한 교육을 통해서 길러질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국내의 미디어 교육은 테크놀로지와 활용능력에 집중돼 있다. 이미지, 영상, 앱 등의 다양한 수단을 활용하지만, ‘메시지’를 구성하거나, 이를 해석하는 데는 취약하다. 청소년들은 매일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안에서 무엇을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을 쏟아낸다.

“최근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뉴스 리터러시 프로젝트를 지지한다.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정보의 출처를 분석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를 기를 수 있다. 우리는 더 많은 프로그램이 필요하며, 공교육보다 더 빠른 속도로 실시할 수 있는 기관을 육성해야 한다.”(워싱턴포스트 편집국장 마틴 배런)

“미디어 리터러시는 중요하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미디어 교육을 받고, 페이스북이 막대한 돈을 미디어 리터러시 프로그램에 투자하는 것을 보면 그 중요성을 일부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보거나 들은 내용과는 다른 트위터에 올라온 이야기나 장면, 그리고 사실을 교묘히 섞어 짜 맞추는 언론의 왜곡 보도에 반박과 폭로로 지속적으로 맞서는 것이야말로 궁극적으로 건강한 언론 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이다.”(버즈피드 편집국장 벤 스미스)

지난 6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글로벌 에디터스 네트워크(GEN) 서밋에서도 미디어 교육의 중요성과 언론의 가짜뉴스 생산에 대한 경각심이 강조됐다. 언론사의 게이트 키핑(gate keeping, 뉴스의 취사선택)이 실패하는 사례를 종종 본다. 사이비 언론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제 시민들이 스스로 게이트 키퍼의 역할을 일정 부분 감당해야 살아갈 수 있는 미디어 사회가 되었다. 그래서 합리적으로 미디어의 메시지를 분석하고 취사선택하게 해주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더욱 중요해졌다. 시민들이 사실과 가짜를 혼동할 때 민주주의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좌초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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