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수요 억제 상승세 둔화 효과…당초 의도했던 집값 하락은 없어

6·19 부동산대책 발표 한 달, 부동산시장 지표를 놓고 보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대책 적용지역인 세종의 경우 아파트 매매가 상승폭이 둔화된 측면이 있지만 정부가 당초 기대했던 집값 하락으로까진 이어지지 않았다.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데는 기여했다는 평가다.

정부는 한 달 전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맞춤형 대응 방안을 발표하고 세종을 포함해 서울과 경기 일부, 부산 등 40개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 해당 지역에 대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70%에서 60%, 60%에서 50%로 각각 10%포인트씩 강화됐다. LTV는 집값을 기준으로 매긴 대출한도 비율이고 DTI는 갚아야 할 원리금과 소득을 비교한 대출한도 비율을 말한다. 잔금대출엔 DTI를 50%로 신규 적용했다.

부동산투기단속과 맞물린 정부 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 수요자의 상당수가 관망세로 돌아섰다. 대책 발표 전인 지난 5월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조기 대선이 실시된 둘째 주 0.15%를 기록하더니 이후 0.26%, 0.61%로 상승폭이 커졌다. 행정수도 이슈 탓이다. 지난달 들어선 상승폭이 더욱 커져 12일 0.78%로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대책이 발표된 지난달 셋째 주 0.33%로 상승폭이 반토막났고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폭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집값 폭등은 막은 셈이다.

투기과열지구 지정 가능성을 남긴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투기과열지구는 워낙 강력한 규제로 부동산투기를 잡을 정책으로 평가받는데 정부는 부동산열기가 가라앉지 않을 경우 이 제도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추후 강력한 규제가 나올 수도 있단 점을 내비치자 무분별한 투자 등이 어려워진 거다.

그러나 당초 정부가 이끌어내고자 했던 집값 하락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6·19부동산대책이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규제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규제가 강력하지 않아 매수심리가 높아졌단 평도 나온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세종의 매수우위지수는 124로 세종시 출범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매수세우위도 48로 역시 세종시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수우위지수는 일선 부동산에서 체감하는 매수세와 매도세 비중을 조사한 것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자가 늘고 있단 뜻이다. 즉 기회만 된다면 세종에서 주택을 매수하겠단 수요자의 심리가 크다는 뜻이다. 수요자의 관망세가 종료되면 세종의 집값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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