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직도르래와 분자 도르래 바인더의 구조. 한국연구재단 제공

국내 연구팀이 분자 도르래로 고용량 이차전지의 수명을 늘렸다. 20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KAIST 최장욱·코스쿤 알리 교수 연구팀은 분자 도르래 구조를 실리콘 전극에 적용해 이차전지의 수명을 늘리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사이언스 7월 21일 자에 게재됐다.

분자 도르래 구조는 고분자 사슬에 고리가 들어간 분자구조로 고리의 움직임이 자유롭다. 최근 전기자동차의 대중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돼 오래가는 고용량 이차전지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현재 사용되고 있는 흑연보다 용량이 큰 소재가 필요하다. 실리콘은 흑연보다 5배 이상의 리튬 이온을 저장할 수 있으며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차세대 음극 소재로 각광 받고 있지만 충·방전 중에 약 300%의 부피 변화를 겪게 되고 이로 인해 전극이 붕괴돼 급격히 수명이 단축된다.

이러한 현상은 실리콘 입자의 크기가 커질수록 심해진다. 특히 마이크로미터 크기 이상이 될 경우, 입자가 부서지는 현상이 심화돼 기존 기술로는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지난해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분자 도르래 구조를 최초로 도입해 고용량 이차전지 고분자 바인더를 개발했다. 연구 결과, 탄성이 높은 분자 도르래가 실리콘 전극을 안정적으로 잡아줘 부피 팽창이 500회 이상 반복해도 실리콘이 부서지거나 전극에서 떨어지지 않았으며 전극 용량도 상용화 수준을 유지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가 미래 전기자동차용 이차전지의 핵심 전극 기술로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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