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적 교육과 나눔…교사도 학생도 배움 행복 '쑥쑥'

공주 마곡초등학교(교장 최재일)는 2015년 행복나눔학교로 지정되면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비록 6학급의 작은 농촌 학교이지만 변화에 대한 학교 안팎의 목소리는 높은 편이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운영하는 자율동아리, 교사 간의 일상수업공개 등 색다른 교육활동이 학교 내에서 자리 잡게 됐다. 학교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교사들에게 ‘우리도 변해야 한다’는 새로운 생각을 갖게 했다. 이런 생각들이 모여 만들어진 것이 ‘교사학습공동체’이다. 교사학습공동체는 기존의 교사 동아리와는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교사 모임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교사학습공동체는 매주 수요일, 학생들이 하교한 뒤 모임을 갖는다. 교사 7명과 교장, 교감 등 9명의 교원이 모두 참석해 일주일 전에 예고했던 주제를 가지고 각자의 생각을 나누거나 자신의 수업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한다. 수요일 오후는 교사의 수업성장과 마음의 치유를 위해 어떠한 행사도 열지 않는다. 또한 교사들이 순번을 정해 그날 이야기 나눴던 것을 기록한다. 기록한 것은 공유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로 마곡초등학교 교사학습공동체도 출발 당시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었다. ‘교사들이 왜 모여서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어떤 주제로 이야기를 펼쳐나갈지 등을 고민해야 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세 가지 운영방침을 정하고 교사학습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다.

 

◆ ‘전문성의 민족’ 교사의 전문성은 수업임을 잊지 말자

교사학습공동체에서 가장 먼저 논의한 것은 기존의 수업지도안을 바꾸자는 것이었다. 종전의 수업지도안은 수업디자인 하는 것을 불필요하게 길게 설명하고 있어 간략하게 수업의 흐름이 보이는 새로운 양식으로 구안했다. 대신 수업자의 의도를 좀 더 자세하게 적고 수업에서 고민하는 부분을 교사학습공동체 교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

수업 공개는 일상수업을 공개하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부담 없이 수업친구를 자기 수업으로 초대하거나 수업을 동영상(VCR)으로 촬영해 스스로 수업을 본 뒤 자기 성찰의 기회로 삼는다. 또한 교원들과 함께 영상 수업을 본 뒤 수업을 위한 피드백 자료로 활용한다. 다른 사람의 수업을 통해 자기 수업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주고 수업을 보는 관점에 대해서는 구성원 간에 끊임없이 논의하고 합의점을 찾아 나간다. 학생의 배움이 일어나는 장면과 멈추는 장면에 대한 토의중심으로 수업협의가 이루어진다. 수업자와 관찰자 모두가 성찰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 ‘공동체의 민족’ 고민을 듣고 다함께 생각하자

행복나눔학교 3년 차로 새로운 활동을 운영하면서 겪게 되는 고민들을 교사들이 함께 논의한다. 학생자율동아리 운영이나 텃밭가꾸기, 봄 놀이한마당, 학습 발표회 등 주요 학교 특색사업 행사를 개최할 경우 교사들은 다 같이 고민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모든 교원들이 발언권을 갖고 있으며 수평적 협의회를 개최한다.

함께 연수를 듣는 자리도 마련한다. 연수의 주된 주제는 ‘수업과 수업 나눔’이다. 각자가 듣는 직무연수도 좋지만 교사들이 함께 연수를 가짐으로써 협동학습의 장점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육지원청에서 주최하는 연수를 교원 모두가 듣고 연수를 통해 배운 점, 느낀 점을 자연스럽게 교사학습공동체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수업 나눔의 연수는 수업 공개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의 원인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동료와의 신뢰감을 형성하며 점진적이고 자발적으로 수업을 개방하고 공유해 동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수업나눔 연수’를 개최하고 관내 교사들과 함께 총 5회 정도 수업 나눔에 관한 연수도 갖는다. 올해는 2학기 금요일 오후 시간을 확보하고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수업 나눔 심화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 ‘기록의 민족’ 우리의 생각을 기록하자

행복나눔학교 2년 차까지 기록의 중요성을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운영과정에서 교사가 함께 모여 이야기 나누고 생각을 주고받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이제는 교사학습공동체에서 논의한 문제를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기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기록을 할 때에는 교원들 간에 순번을 정해 기록자를 정한다. 그뿐만 아니라 모임의 장소도 기록자의 교실로 초청을 하거나 여러 특별교실을 돌아가며 협의회를 개최토록 하고 있다. 교실과 특별실에서 일어나는 교육현장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마곡초등학교 교사들은 교사학습공동체를 통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또한 교실 안에서 느꼈던 고충을 공유하면서 치유 받는다. 교사 혼자서는 결코 발전할 수 없다. 미래를 살아갈 학생들과 충돌 없이 생활해 나가기 위해서는 교사들도 함께 머리를 맞대고 미래에 좀 더 앞서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마곡초등학교는 그 해답을 교사학습공동체의 활성화에서 찾고 있다.

이석호 기자 ilbolee@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