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의 열기가 밤까지 이어지는 찜통더위가 게속되면서 피서를 위해 집밖을 나서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일찍 찾아온 더위로 인해 올 휴가시즌도 앞당겨지는 양상이다.

◆이른 폭염에 열대야까지

지난 11일 충청권에서 열대야가 나타나기 시작한 이후 현재 대전·충남 모든 지역이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 열대야에 갇혀있다. 장마와 맞물린 습한 더위는 지역민을 집밖으로 내몰고 있다. 열대야현상은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의 시간대에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현상으로 보통은 7월 말부터 8월 초에 발생하지만 올해에는 평소보다 약 한 달 빨리 찾아왔다. 도심의 경우 열섬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선풍기 한 대로는 올 여름 더위를 피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집을 나서 도심 공원과 하천변에 시민들이 몰리는 이유다.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더위로 시민들이 지치기 시작하고 열대야까지 나타나자 시민들은 시원한 공기를 찾아 이곳저곳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도심의 밤은 그만큼 더 길어지고 있다.

한낮의 폭염에 이어 밤에도 가시지 않는 열기는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주요인이다. 대전 동구의 한 캠핑장에 아내와 함께 온 조 모(45) 씨는 “최근부터 계속해서 열대야가 나타나 밤에 잠을 설치곤 한다”며 “집에선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상황이다. 어차피 여름휴가도 가야돼서 아내와 함께 캠핌장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캠핑장과 더불어 공원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열대야와 분투를 벌이고 있다. 공원을 찾은 박가원(31) 씨는 “아무래도 열대야를 피할 곳은 강가와 공원이 시원해 제격”이라며 “지난해에도 더위를 피하기 위해 친구들과 이곳을 자주 방문하곤 했다”고 말했다.

야외 공간과 더불어 시원한 바람이 가득한 실내 공간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 동구의 한 카페에서 일하고 있는 아르바이트생 이 모(23) 씨는 “한 달 전쯤만 해도 낮 기온이 높아 주로 손님들이 낮에 몰리곤 했는데 최근에는 가게 문을 닫을 때까지 사람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정의·정재인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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