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사유출 방지시설 전무 …폐목 불법매립의혹
농민, “농업용저수지 흙탕물 등 하천오염”반발
고발인 24일 소환조사…세종경찰 본격 수사

▲ <사진> 23일 ㈜롯데건설)이 시공 중인 세종 골프장에서 벌목한 폐목 수 천t이 골짜기에 묻혔거나 묻히고 있어 불법매립의혹을 사고 있다. 토사유출과 흙탕물 등이 환경을 크게 해치고 있다. 서중권 기자

㈜롯데건설(대표 김치현)이 시공 중인 세종 레이케슬CC 골프 & 리조트(구 세종골프장)에서 발생하는 토사유출과 흙탕물 등이 저수지와 하천을 크게 오염시키고 있다.

더욱이 벌목한 나무뿌리 등 폐목이 골짜기에 상당량 묻혀 있거나 묻고 있는 상태를 보여 불법 매립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세종시와 주민들에 따르면 세종시 전동면 달전리 일대 세종 레이케슬C C골프 & 리조트(이하 세종골프장)는 10여 년 동안 파헤쳐진 채 방치돼 왔다.

◆ 벌목한 폐목 불법매립 의혹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공사를 재개한 것은 지난 4월부터다. 세종골프장 재승인 과정에서 특혜의혹이 불거졌지만 세종시는 지난 3월 개발허가 승인을 내줬다.

그러나 그동안 파헤쳐진 황폐화로 토사유출 위험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으나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은 채 시공에 들어갔던 것.

23일 오후 농민들의 제보를 받고 현장을 취재한 결과 ‘배짱공사’를 벌이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최근 이 지역에 내린 호우로 산 절개지가 위험에 노출되고 있지만 대책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토사유출로 인한 환경파괴는 심각하다. 빗물을 받아내 흙탕물을 걸러내는 침사지는 외곽에 단 한 곳이 있다. 수만 평 헤집은 황폐한 속살에서 무방비 상태로 흙물이 쓸려 내린 흔적이 곳곳에 있다.

벌목한 폐목은 나뭇가지와 함께 산자락 곳곳에 썩고 있다. 수개월 채 방치된 이 폐목들은 골짜기와 구릉 등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이 가운데 골짜기와 낮은 공간에는 어김없이 폐목이 쌓여있고, 특히 수t의 무게가 있어 보이는 나무뿌리는 대부분 흙으로 덮었거나 덮고 있는 것으로 보여 불법매립 의혹을 사고 있다.<사진>

벌목한 폐목과 절개지의 토사유출 위험, 황토물이 쓸고 지난 사업장은 황폐한 산하, 훼손된 경관이 흉물스럽다.

하류 농업용저수지는 흙탕물로 며칠째 물이 황토 빛으로 오염되고 있다. 절개지에서 쏟아지는 흙물은 저수지에 황토물감을 풀어놓은 듯 경관마저 해치고 있다.

◆ 흙탕물 유입… 저수기 기능 저해·오염

골프장에서 저수지 상류로 유입되는 토사는 수십 톤이 쌓여 있다. 이 토사는 20∼30m까지 밀려 저수기의 기능을 저해하고 오염시키는 등 피해를 입히고 있다.

“말도 말아요. 산에서 내려오는 토사와 흙탕물은 대단해요, 비암골에서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들어가고, 주민들에게 피해를 줘요.” 취재현장에서 만난 농민 강신국(80) 씨는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날 골프장 현장사무실 가교설치 진입로 입구 조천천부지 공터에 수천 장의 판넬이 야적돼 있었다. 일부는 비 가림시설도 없이 노출, 많은 비에 내용물이 씻겨 내렸다.

농민들은 “수개월부터 야적돼 있었는데 혹 석면판넬 이 아닐까 의심스럽다”고 궁금해 했다.

석면판넬일 경우 1급 발암물질로 지정폐기물이다. 그러나 유리섬유일지라도 비를 맞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세종 레이케슬CC는 ㈜자광홀딩스가 민간투자,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27홀의 대중제 골프장과 210실의 숙박시설을 갖추고 내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골프장 조성과 관련해 각종 특혜의혹 등이 불거지고 지난달 14일 관계자 A 씨가 세종결찰에 고발하면서 수사선상에 들어섰다.

이와 관련해 A 씨는 “24일 세종경찰에 참고인 진술로 소환됐다. 사실 그대로 진술해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본격수사를 예고해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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