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충청유교문화권’ 개발을 위해선 유교문화 본질을 살리는 개발방식 모색과 충청지역민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가 전제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또 충청권 4개 광역단체는 물론 중국 등 아시아국가들과 호혜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개발의 실행력을 높이는 한편 ‘충청유교문화의 지역공동 발전자산화’ 전략 수립이 과제로 지목됐다.

이 같은 제안은 25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충청유교, 소통을 꿈꾸다-충청유교문화의 비전과 전망’이라는 주제의 ‘제1회 충청유교 국제포럼’에서 대두됐다.

이번 행사는 충남도 주최,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주관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대전시, 세종시, 충북도가 후원했다.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청해 중국과 경북지역 유교문화권 개발사례를 돌아보고 충청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포럼은 윤사순 고려대 명예교수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주제발표와 종합토론 등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논의는 충청유교문화권 개발을 위한 제언과 과제로 모아졌다.

김종석 한국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은 유교문화의 본질에 맞는 개발을 피력했다. 김 수석은 “유교문화의 본질은 빵이 아니라 독서와 심성 함양을 통한 자기완성이다. 유교문화자원을 팔아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유교문화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유교문화의 본질을 밝히는 토대 연구사업과 그 결과를 미래세대에 전승할 유교전문가 양성사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충청유교문화 개발사업이 궁극적으로 성공하려면 유교문화의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종가와 종손이 사업의 수혜자가 아닌 ‘시대의 어른’으로서 솔선수범해 충청지역 보통사람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유교문화를 좋아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차미숙 국토연구원 지역경제연구센터장은 충청유교문화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하고 지역발전 자산으로 공동브랜드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차 센터장은 “지난 2000년 퇴계 이황을 적통으로 하는 영남학파의 사상·문화와 관광자원을 보유한 11개 시·군을 대상으로 경북유교문화권사업을 지원해 유교가 문화자원으로서 핵심적인 지역발전 요소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충청유교문화의 가치와 의식을 재해석하고 자원을 발굴·연계하는 과정을 통해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새로운 지역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사업에 충남과 대전, 충북, 세종 등 4개 광역단체와 해당 기초단체가 참여하는 만큼 상호협력적 거버넌스 역량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봤다.

지진호 건양대 교수는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성장한 충청유교문화는 한국 선비문화의 정수와 함축성을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사림 양반문화의 종합성까지 보이고 있음에도 학문적 연구지원체계나 유교문화권개발사업에서 소외돼 왔다”고 지적하며 충청유교문화권 관광개발의 차별화 전략을 제시했다.

지역주민이 유교문화 콘텐츠의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개방성과 다양성을 유지하는 ‘소통과 주민활용성 극대화’,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여류문인을 배출한 충청유교의 개방적인 실용성을 알려 충청유교문화권을 여성이 선호하는 관광목적지로 육성하는 ‘차별적 여성중심 인문자원 개발전략’, 충남 서산 인지면 애정리에 있는 ‘류방택 천문기상과학관’과 매년 5월 열리는 ‘류방택 별축제’처럼 유교문화를 토대로 한 개념의 확장 등 현대화전략이 그것이다.

이준호 한국일보 기자(차장)는 ‘변화’를 열쇠말로 내세워 “박물관 유물이나 박제로 전락해버린 유교를 이젠 세상밖으로 꺼내야 한다”며 “어렵다는 이유로 홀대 받아온 유교가 ‘생활유교’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선 제대로 된 충청유교문화권 개발사업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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