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기 교통안전공단 중부지역본부 차장

 

본격적인 나들이 계절이 찾아왔다. 메르스의 여파로 여행객이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체되는 길이 많은 걸 보면 여름은 확실히 여행하기 좋은 계절인가 보다. 여행자들이 늘면서 장시간 운전도 더불어 늘어나게 된다. 빨리 도착하고 싶은 마음에 중간에 쉬지도 않고 5시간씩 운전했다는 무용담도 있지만 이는 건강에 크게 무리를 주는 운전법이다. 장시간 운전은 몸도 마음도 지치게 한다. 특히 오랜 시간 한 자세로 앉아 있으면 체중이 허리에 집중적으로 쏠려 만성 요통을 유발하기도 한다. 건강하게 장시간 운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첫째, 무더위 속 장시간 운전의 동행자는 에어컨이다. 차량의 내부는 밀폐된 공간이 장시간 에어컨을 켜고 운전할 경우 자칫 호흡기 질환에 노출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에어컨 필터를 교체하지 않은 경우 습한 날씨 때문에 필터에 남아있는 세균과 레지오넬라 균 등에 의해 감기등의 호흡기 질환에 쉽게 감염될 수 있으며,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이와 노인은 폐렴을 호소할 수 있다. 높은 습도 때문에 폐의 탄력성이 약해져 쉽게 감염될 수 있는데,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있는 공기를 흡입하더라도 배출할 때는 전부 배출하지 못하고 폐에 남아있어 쉽게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장시간 운전을 할 경우에는 반드시 에어컨 필터를 교체했는지 파악하고, 실내 공기를 쾌적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1시간에 10분정도 창문을 열고 실내공기를 순환시켜주는 것도 호흡기 질환예방에 도움이 된다.

둘째,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운전 전 종합감기약이나 멀미약을 복용하고 운전하는 경우를 쉽게 목격할 수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반드시 운전 전에는 금기해야 할 약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 특히 우리가 쉽게 복용할 수 있는 종합감기약이나 진통제, 해열제 등에는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된 약이 많은데, 이 성분이 졸음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자칫 운전중에도 졸음운전을 야기해 아찔한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운전 전에는 가급적 약 복용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부득이하게 종합감기약을 복용했다면 충분히 휴식을 취한 다음 운전대를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운전시의 피로감은 운전 자세에 따라 달라진다. 잘못된 운전 자세 때문에 더 피로감을 느낄 수도 있기 때문에 운전 자세를 바로잡아야 한다. 운전 자세를 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등받이는 90~110도 세우고 엉덩이는 뒤로 밀착시키는 것이 좋다. 운전대와 몸의 거리는 발로 클러치를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굽혀지는 정도가 되도록 유지하고 핸들을 잡을 때 고개를 너무 앞으로 숙이지 않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자세라도 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는 것 자체가 건강에는 무리가 된다. 같은 자세로 장시간 운전하다 보면 목도 아프고 어깨나 허리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일반적으로 의자에 앉아 있을 때는 서있는 자세보다 허리에 2~3배의 압력이 가해지는 데 장시간 운전을 하게 되면 척추관과 신경근관, 추간공이 좁아져 허리의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통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운전을 강행하다간 척추관 협착증이 발생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2시간 운전에 10분 스트레칭은 필수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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