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도 종합건설사 시공능력평가액 순위가 발표됐다. 벌써 수십 년째 대전에서는 계룡건설산업, 충남에서는 경남기업(전신 대아건설)이 꾸준히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전의 계룡건설(전국 17위)과 충남의 경남기업(전국 48위)은 불과 수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업계 순위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최근 경남기업이 힘을 잃어 가고 있어 애처롭다.

계룡건설이 전국 17위 건설사라는 점에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 계룡건설보다 상위에 랭크된 16개 업체는 대부분 대기업의 건설부문 자회사이다. 삼성, 현대, 대우, 대림, 포스코, GS,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 롯데, SK 등이 10위권 건설사들이다. 부영주택과 호반건설이 계룡건설보다 상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들 역시 소재지는 지방에 두고 실질적인 영업활동은 서울에서 하는 업체들이다.

계룡건설은 본사를 지방에 두어 우리 지역에 세금을 납부하고, 지방 인력을 채용해 회사를 운영하는 한편 수시로 지역 내 행사에 협찬을 하는 향토기업이다. 계룡건설은 전국의 수많은 건설사 가운데 진정으로 지역에 기반을 두고 성장해가는 기업이란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그러면서 대기업 자회사들을 상당수 따돌리고 17위에 올라 있다는 것은 칭찬해줄 만한 일이다. 지방에서 출범한 건설사 가운데 상당수는 일정 수준으로 몸집이 커지면 서울로 진출해 제2의 창업을 하는 것이 업계의 불문율이지만 계룡건설은 꾸준히 대전을 지키고 있다. 지방에 기반을 두고 전국적인 회사로 성장해가고 있으니 지역민들이 자랑하고 아껴줄 만한 회사이다.

대전에서 2위에 오른 금성백조주택도 사정이 비슷하다. 지난해 전국 순위 60위였던 금성백조는 올해 52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내년이면 50위권 이내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전국구 회사로 발전할 가능성이 보인다. 금성백조주택도 굳건히 대전을 지키며 성장해가고 있고, 대전과 충청에 꾸준히 큰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전은 전국 대도시 가운데 유난히 제조업기반이 취약하다. 유통과 서비스업이 발달한 도시라고는 하지만 이들 업종은 하나같이 서울에 본사를 둔 대기업의 영향하에 있어 지역에 밀착하는 경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대전은 지역에 기반을 두고 지역밀착형으로 성장해가고 있는 건설기업들의 역할이 어느 도시보다 두드러지다. 이런 면에서 지역밀착형 기업인 계룡건설과 금성백조주택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은 환영할 만 하다.

이들 외에 대전 소재 파인건설, 한국가스기술공사, 태한건설, 다우건설, 태원건설산업, 건국건설, 재현건설산업, 금성건설 등 성장세의 회사에도 힘찬 격려의 메시지를 보낸다.

<김도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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