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표 사무총장 "2~3개월 내 당협 조직 혁신" 천명

19대 대선 패배로 9년 만에 집권여당에서 제1야당으로 신분이 바뀐 자유한국당이 당내 개혁에 본격 메스를 가할지 주목된다.

한국당이 당 사무처 인원을 감축하고 당원협의회에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당원들을 모두 찾아내 조직을 혁신하기로 했기 때문으로, 국정농단 사태로 ‘폐족(廢族)’ 신세가 된 친박(친박근혜)계를 과연 청산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홍문표 한국당 사무총장(충남 홍성·예산)은 31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구태정치를 청산하고 야당다운 야당으로 변모하겠다. 뼈를 깎는 혁신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겠다”라며 ‘당협 조직 혁신’ 방침을 천명했다.

홍 사무총장은 “우리가 잘못해 대선에서 패배했다. 따라서 내부적으로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 강도 높은 혁신을 조직·정책·인사에 있어 행동으로 실천하겠다”라며 당협 조직 혁신 방안으로 “일반·책임당원을 배가하고, 체육·직능 등 생활조직과 청년·여성조직을 활성화하겠다. 당협위원장들의 활동 성과를 현지실사·여론조사 등을 통해 점검하고, 2~3개월 후 당무감사에 반영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정책위원회를 혁신해 현장에서 생산하는 살아있는 정책 개발로 지방선거에 임하겠다. 국민이 체감하고 함께하는 정책 대안을 수립하겠다”라며 “당 사무처도 혁신해 실·국을 통폐합, 작지만 강한 사무처를 구축하고, 중앙위원회를 활성화해 전국 조직화하겠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홍 사무총장의 발표에 대해 일각에선 이번 당무감사를 통해 상당수 친박계가 청산 대상이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제기되고 있다. 일부 혁신위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과 친박계 청산을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섰다.

한국당 혁신위 내에서 유일한 진보 성향 인사로 꼽히는 최해범 위원(사회민주주의연대 사무처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전부 측근 비리 문제로 출당되다시피 했는데 박 전 대통령이 지금까지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라고 발언했다.

인적 청산과 관련해서도 최 위원은 “탄핵이 됐을 때 바로 대선 국면으로 진입해 대충 봉합하고 왔다. 새 지도부가 구성되고, 당 혁신도 하고 있는데 봉합된 것을 그대로 두고 혁신했다고 하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가 몰락한 첫 단추는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절차로 납득할 수 없는 인물, 친박으로 공천하려 했던 지난해 총선”이라고 지적, 친박계 청산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청산 시기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판결이 한두 달 사이에 나올 것 같은데 그 전후가 아닐까 생각한다. 구속기한 만료가 6개월인데 3월 말 구속됐으니 9~10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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