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일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급박하게 돌아가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놓고 치열하게 안보 공방을 벌였다. 야당은 “문재인정부의 안보의식이 너무나 안일하다”라고 지적했고, 여당은 “야당의 과도한 정치공세”라고 일축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충북 청주 상당)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도 휴가 중인 문 대통령을 겨냥, “지금이 한가하게 등산이나 하고 사진을 올리는 소위 ‘이벤트쇼’ 정치를 할 때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좌파세력의 안보 무능이 현실화되는 것 아닌지 큰 우려를 갖고 있다. 한반도 ‘빅딜설’, 심지어 8월 위기설이 국제적으로 나오는 상황에 대통령은 아무런 존재감이 없다. 한국전쟁 이후 최대 위기 상황이라는 데 최소한 우리나라의 최대 동맹국인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냐. 이것이(휴가를 지칭) 과연 한국전쟁 이후 최대 위기 국면에 대통령이 할 행동인지 정말 답답함을 금치 못하겠다”라고 질타했다.

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한반도 안보정세에 소위 ‘코리아 패싱’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가장 우려되는 것은 한국을 뺀 미국과 중국 간의 빅딜설”이라고 밝혔다.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도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휴일 휴식 중이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건으로 일본 아베 총리와 52분간 통화를 했지만 당사자인 문 대통령은 휴가가 끝나는 5일경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예정”이라며 “청와대는 ‘지금 당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해도 할 얘기가 없다’라는 어처구니없는 해명으로 코리아 패싱을 자인하고 있다”라고 개탄했다.

이 대표는 “미국 국방장관도 북한과 대화하고 싶다고 공식 발언하는 등 통미봉남(通美封南)의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되는 것 같아 걱정이 태산”이라고 말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 휴가에 안보마저 휴가를 떠나는 등 정부의 무개념 안보의식이 한심하다”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야권의 공세에 대해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야당은 국민 불안을 조성하거나 정부와 청와대의 대응을 정쟁으로 몰며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해선 안 될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서울=강성대 기자 kstar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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