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방학을 맞은 맞벌이 부부들이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돌봄교실을 두고 정책과 학교 간 엇박자를 타면서다. 문재인 정부는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온종일 돌봄교실을 초등 전 학년으로 확대하는 등 초등방과후 돌봄기능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여기에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은 공약사업의 일환으로 학교돌봄교실 운영 지원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내세웠지만 지역 내 일부 학교현장엔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2일 대전시교육청의 2017학년도 초등돌봄교실 운영계획에 따르면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및 맞벌이 가정 등의 증가로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해 방과후 돌봄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목적을 두고, 중점 추진 계획으로 수요자 중심 돌봄교실 운영안을 마련했다. 1~2학년 초등돌봄교실 내실화를 통해 돌봄이 꼭 필요한 맞벌이·저소득층·한부모 가정 등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중심으로 가정에서와 같은 세심한 돌봄서비스를 지속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지역 내 일부 맞벌이 부부들은 아리송하기만 하다. 학기보다 방학 수요가 더 많아짐에도 올해 초 학교운영위원회 결정사항이란 이유로 확대 요구를 무산시킨 데 이어 학교 보수·보강까지 맞물려 방과후 수업 역시 정지된 상황이라 학원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교육청은 인구 밀집 지역 등에서 돌봄이 꼭 필요한 학생에 대해 신청자가 초과할 경우 학교별 즉각 대응 체제를 구축, 수용 방안을 마련하도록 안내한다. 또 시교육청과 협의해 돌봄교실 당 정원의 탄력적 조정, 대기 학생 수용을 위한 돌봄교실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권고에 불과하다 보니 추첨으로 아이들 정원을 맞추는 학교도 등장하고 있다. 돌봄교실을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 둘째가 다니는 가정 어린이집에 부탁해 아이를 맡기기도 하며 부득이하게 편법으로 오전 시간에 운영하는 학원을 찾아 다녀야 하는 실정이다. 탄력, 연장, 조정에 대한 개념이 무색해질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교육을 조장한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제기되는 까닭이다. 더불어 학교 여건 및 학부모 등의 수요를 감안, 급식 제공 없이 오후돌봄을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할 수 있지만 이 역시 현실 체감도는 극히 낮다.

맞벌이를 하고 있는 학부모 A 씨는 “관리나 비용 쪽인 면이 추가로 들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전에 방학 중 돌봄교실 신청자를 받는 만큼 그에 따른 준비가 이뤄져야 함에도 학교는 추가 또는 확대 의견을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며 “우선 선발을 저소득층, 1·2학년으로 하는 데 지금처럼 엇박자를 내는 현실이 이어진다면 내년에 3학년이 되는 큰 아이와 1학년이 되는 둘째 중 한 명만 될까 벌써 우려스럽다. 형제, 자매, 남매여도 한 명만 가능하다면 우리 입장에선 사실상 무의미하다. 맞벌이 가정 불편을 해소시켜주겠다는 시교육청의 운영계획이 현장에 녹아들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정관묵 기자 dhc@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