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감정 확대로 지역사회 장기미제 해결"

지난 1일 국립수사과학연구원 대전과학수사연구소장으로 취임한 김진표 소장이 ‘양질의 감정서비스 제공’과 ‘대전연구소 노후시설 개선과 청사 신축 이전’ 등의 기치를 내걸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97년 1월 공업연구사로 경력채용 된 후 20년 만에 대전과학수사연구소의 장이 된 그는 포정해우(庖丁解牛: 솜씨가 뛰어난 백정이 소의 뼈와 살을 발라낸다는 뜻으로, 신기에 가까운 솜씨를 비유하거나 기술의 묘를 칭찬할 때 비유해 이르는 말)의 마음가짐으로, 자신과 직원들이 과학수사의 최고 전문가가 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일성(一聲)을 포효한다. 김 소장을 만나 취임 포부를 들어봤다.

#. 쾌도난마… “서해대교 화재 원인 밝혀낼 때 국과수 감정인으로 자부심”

김 소장의 이력은 흥미롭다. 대학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하며 석사를 마친 그는 지난 1997년 1월 국과수에 공업연구사로 경력 채용됐다. 국과수에서 전기공학 전공자를 선발한 것은 김 소장이 첫 사례. 그는 “가장 국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고 봉사개념을 갖는 직업을 고민하다가 국과수를 알게 됐다”고 말한다.

국과수에 들어온 지 5년여 만인 지난 2002년 12월 김 소장은 공업연구관으로 승진했다. 이후 서울연구소, 본원 이화학과 및 대전연구소 등에 근무했으며 본원 법안전과장을 역임했다. 그는 지난 2015년 12월 발생했던 서해대교 화재 감식에 참여해 원인을 ‘낙뢰’로 밝혀낸 국과수의 요원들 중 한명이기도 하다. 김 소장은 “결정적 원인을 찾았을 때 다른 기관분이 ‘쾌도난마입니다’라고 말을 해줬다. 묶여있던 실타래를 댕강 잘라서 복잡하지 않게 쉽게 풀어냈다는 표현이었다”며 “국과수 감정인으로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국과수에 대한 자부심과 믿음은 지닌 그는 지난 1일 대전과학수사연구소장으로 취임했다.

#. “현장서비스 강화와 본원 출장 정례화, 노후시설 개선과 청사 신축이전 추진하겠다”

김 소장이 생각하는 대전과수연의 모습은 어떨까. 그는 “대전연구소에서 두 번에 걸쳐 5년간 근무했다. 대전연구소는 지리적 장점과 주변의 다양한 인프라로 인해 많은 직원이 선호하는 근무지”라고 평가했다. 또 “많은 감정량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고 현장감정 서비스 점유율이 높아 지역 수사기관의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이 같은 밑바탕을 토대로 더 나은 미래를 이야기한다. ‘현장서비스 강화’와 ‘본원 출장 정례화’ 가 바로 그랬다. 그는 “현장서비스를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인력 등을 고려해 합리적 판단을 내려 서비스가 지체되는 문제가 없도록 신속하게 움직이겠다. 또 최첨단 장비를 사용하면 감정의 질도 최고로 올라간다. 본원에 있는 첨단 장비를 이용하기 위해 출장을 정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대전국과연의 노후한 건물과 실험공간의 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취임사에서 “대전과수연의 진일보한 위상 정립을 위해 가장 원대하게 진행돼야 할 것은 노후시설 개선과 청사 신축이전으로 생각된다”며 “이 사업은 장기간에 걸친 사업으로 단시간에 달성하기는 어려운 점은 알고 있지만 꼭 진행돼야 할 사업으로 튼튼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기초 작업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장기미제 사건 해결과 예방 위해 합동감정 확대 등 노력, 적극 나서겠다”

국과수는 과학수사를 바탕으로 어려운 사건을 해결하는 역할을 해왔다. 김 소장은 지역사회의 장기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대전에는 지난 2001년 국민은행 강도살인사건 등이 장기미제사건으로 남아있다. 그는 “장기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전과수연에서만 끙끙대지 않고 합동감정을 확대하겠다. 장기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본원과 협력해 장기미제를 대처하고 그런 미제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초동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인터뷰 말미 포정해우란 고사성어를 언급한다. 최고의 실력을 갖춰 국민을 위한다는 의지의 표현처럼도 들린다. 김 소장은 “계속 무딘 칼을 가는 자세로 일하며, 언젠가는 칼을 안 갈아도 되는 경지에 이를 수 있도록 하겠다. 대전과학수사연구소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최고의 전문가가 되게끔 노력할 것”이라며 “이런 실력을 바탕으로 국민의 아픔들 풀어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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