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정부 일자리 정책 기대감 커지는데…

“새 정부가 일자리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해 조만간 취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살아왔던 대전에 있는 기업에 취업하고 싶습니다.”

대전이 고향인 나 모(27) 씨는 대전 지역 기업의 하반기 공개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나 씨는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 일자리 정책을 발표한 만큼 기업들도 호응하지 않겠느냐”며 “대전 내 기업들도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게 일자리가 확대돼 얼른 취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대다수의 취업준비생이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지만 실상 기업은 인원 증원에 대한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이미 1000대 기업 중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지난해보다 채용을 늘리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속적인 경기 불황에 채용 규모를 확대하기 어려워서다.

지난 12일 충청지방통계청에서 발표한 ‘2017년 6월 대전·충청지역 고용동향’에 따르면 대전 내 기업에 취업한 취업자 수는 전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0.7%, 1.8% 하락했다.

갈수록 취업률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일자리 정책을 발표하고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기업인들과 간담회도 가져 많은 취업준비생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 일자리 확대로 이어질 지란 의문이 드는 이유다.

1000대 기업 중 대전에 위치한 기업들은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14개 기업 중 공기업 7개를 제외한 6개 기업이 공개 채용 계획은 있으나 규모는 늘리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은 상황이다. 그나마 남은 1개 기업도 정규직이 아닌 인턴 전형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대전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정부에서 일자리 정책을 발표했다고 해도 이윤이 우선인 기업 입장에선 갑작스럽게 채용 규모를 늘리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반도체업계도 인원을 증원하는 데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반도체업계의 한 인사관계자는 “올해에는 100명 정도의 인원을 채용할 계획이다”라며 “하반기에 채용할 인원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앞으로도 규모를 확대할 계획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기업을 지원하는 관련 기관도 향후 기업들이 인원을 증원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선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전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경기불황에 지역 기업들이 움츠러든 것은 사실이다. 경기가 회복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은혁 수습기자 silve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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