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택 대전시장 임기 내내 임명직 관료들의 인선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임기가 시작된 이후부터 권 시장의 ‘사람 보는 눈’에 대한 의구심과 혹평이 이어졌다. 임명직 관료들을 인선해 발표할 때마다 “사람이 그렇게 없냐”, “도대체 전문성도 없는 사람 데려다 뭘 하려고 그러느냐” 등등의 뒷말이 무성했다.

공모를 통해 산하기관장을 가려낼 때도 사정은 비슷했다. 타당한 전문가를 제치고 해당 분야 문외한인 사람을 간택하는 일도 있었고, 누가 봐도 보은성이 큰 인사가 이루어지는 일도 많았다. 우려를 받으며 입성한 자들이 무탈하게 일이나 잘 했으면 다행이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순탄치 않은 인선 과정을 통해 입성한 관료들은 두더지잡기 게임에서 두더지가 머리통을 내밀 듯 번갈아가며 사고를 일삼았다. 내부 직원들과의 불협화음도 끊이지 않았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시민들은 “주위에 데려다 일 시킬 사람이 그렇게 없냐”고 혀를 차며 시장에 대해 원망의 소리를 높였다.

이를 의식한 듯 권 시장은 “산하 기관장들의 유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그래서 시민들은 향후 줄줄이 이어질 후반기 산하기관장 인선을 앞두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인사’, ‘제대로 된 인사’가 이루어지길 갈망하고 있다.

차기 지방선거가 임박해오면서 임기 중 마지막이 될 산하기관장 인선이 내년에 치러질 지방선거의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임기 초반 보여준 보은성 인사와 부실한 인사검증이 되풀이 된다면 내년도 선거에서 권 시장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대전도시공사의 안일한 업무처리가 유성복합터미널 신축사업을 백척간두의 위기로 몰고 간 것을 비롯해 산하 기관장의 부실한 일처리의 후유증은 시민들의 불편으로 직결됐다. 그래서 시민들은 권 시장이 임기 중 마지막이 될 산하기관장의 인선에 신중의 신중을 기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올 하반기 중 기관장 인선을 진행해야 할 기관은 대전도시공사, 대전마케팅공사, 대전세종연구원, 대전복지재단, 대전평생교육진흥원 등이다. 모두 전문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자리이다. 이들 기관은 대대적인 조직혁신과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그래서 지도력과 전문성을 겸비한 인사의 수혈이 절실한 상황이다.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다.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면 시민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능력을 갖춘 참신한 전문가는 많다. 제한된 시야로 살펴보니 눈에 들어오지 않을 뿐이다. 임기초반 인사의 실패로 구설수를 탄 경험을 타산지석 삼아 권 시장이 마지막 산하기관장 인선에서 시민의 마음에 쏙 드는 선택을 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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