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첫 주 매매가 변동률 0%…관망세 시작 가격하락 지속 전망

8·2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가 보합을 기록했다. 워낙 강력한 대책으로 평가받아 수요자의 관망세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를 기록했다. 전주인 지난달 다섯째 주엔 0.27%를 기록하며 지난달 넷째 주(0.19%)보다 상승폭이 커졌지만 한 주 만에 꺾였다. 전세가 역시 0.02% 오르는데 그쳐 전주(0.07%)보다 상승폭이 둔화됐다.

이처럼 세종의 아파트와 매매가 상승폭이 둔화된 건 8·2부동산대책의 영향이다. 정부는 지난 2일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통해 세종 등을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지정했다.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에선 주택유형이나 대출만기, 대출금액 등에 관계없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 40%로 강화됐다. 여기에 국세청과 함께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나섰고 계속해서 추가 조치를 내놓고 있어 결국 수요자의 관망세가 짙어진 거다.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 하락은 내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다주택자에 대해 양도세를 중과하는 방안이 내년 4월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양도세를 피하기 위해 다량의 아파트 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세종과 함께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서울은 아파트 매물이 대거 시장에 나와 가격 하락이 벌써 시작됐다. 세종에도 가격을 크게 낮춘 아파트는 물론 분양권까지 매물로 나왔다. 여기에 정부가 부동산 보유세 인상안도 검토하는 등 다주택자에 대한 전방위 규제를 예고하고 있어 다주택자의 아파트 매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락을 면치 못했던 전세가는 전세 수요 유입 등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장기적으론 매도자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돼 전세 물량 부족으로 이어져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이번 8·2부동산대책이 가히 역대급이라 평가받아 최근 아파트 매물이 쏟아졌다. 갑자기 물건이 쏟아져 빨리 매도하려는 사람들은 아파트 가격을 낮췄는데 앞으로 가격 하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