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환, 하면
대표곡으로 어떤 노래가 떠오르시는가.
서정적인 노랫말과 선율을 가진 
'내가 만일'을 꼽는 이도 있을 것이고
힘찬 맥박 같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열창하는 이도 많을 것이다.

8090학번들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철의 노동자, 광야에서, 
마른 잎 다시 살아나, 잠들지 않는 남도 등의
'민가'가 먼저 떠오를 것이다.
대학시절 동아리방에서, 광장에서, 또 거리에서
그의 노래를 얼마나 많이 듣고 불렀던가.

 

노찾사 2집(1989)에 실린 안치환 작사/작곡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신현중이 부르는)

  

 

#1. 안치환 3집 Confession

노래패 새벽, 그리고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를 거친 안치환은 1989년 솔로활동을 시작한다. 1990년과 1991년에 나온 것으로 알려진 솔로 1, 2집은 여전히 투사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그리고 3집.

투사의 목소리로 청년들의 가슴을 울렸던 그가 1993년 7월 발매된 3집에서는 아스라한 서정성으로 청년들 가슴을 흔든다.

킹레코드. 앨범 한쪽 아래에 박힌 '킹레코드'는 그가 음악인생 제 2막을 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8090년대 이문세 앨범의 상당수를 제작했던 킹레코드가 안치환 앨범을 냈다는 자체만으로도 그 당시 빅뉴스였다.

 

 

참여한 세션도 화려했다.
어떤날의 조동익과 시인과 촌장의 함춘호가 편곡을 맡았고 기타 손진태, 드럼 김영석 배수현, 피아노&신디 박용준, 색소폰&플루트 이정식 등이 참여했고 장필순(우리가 어느 별에서)과 우순실 등이 코러스로 참여했다.

동물원의 김창기가 만들어준 노래(섬)도 보인다.
(훗날 안치환이 남긴 메모 - * 창기 형이 부르기 어렵다고 거의 버림받은 노래를 주웠음.) 

#2. 시+노래

시와 노래는 본디 한몸이라 했던가.
그는 유독 많은 '詩노래'를 부르고 있다.
그 시작이 3집이었다.

김남주 詩 자유, 
류시화 詩 소금인형,
정호승 詩 우리가 어느 별에서,
나희덕 詩 귀뚜라미,
백창우 詩 겨울새,가 노래가 되어
안치환 3집을 수놓는다.

 

1.  00:00 고백  
2.  05:53 자유  
3.  11:40 소금인형 
4.  16:45 섬 
5.  20:40 우리가 어느 별에서
6.  25:37  귀뚜라미
7.  30:50  또 하나의 내일
8.  34:34  겨울새
9.  39:32   그것인데
10. 45:10  또 하나의 시작을 위해(졸업) 

 

그는
2번 트랙 자유에 대해서
"김남주 시인의 시낭송을 보고, 그의 리듬을 그대로 옮기고 싶었던 소중한 노래"라고 했고
소금인형에 대해선
"누군가 보내 준 작은 액자 속의 詩. 어느날 노래가 되었다"고 했고
우리가 어느 별에서에 대해선
"내 친구 성호의 슬픈 결혼 축하곡. 맨 처음 윤선애와 함께 축가로 불러 주었다"고 했고
귀뚜라미에 대해선
"한겨레신문에서 읽게 된 詩. 며칠 후 노래가 되었다"고 했고
겨울새에 대해선
"창우兄(백창우)과 교환한 노래 -故 김정호의 추모곡"이라 했다. 
(안치환과 자유 홈페이지에서 따옴)

#3. 노래방에 가면

오래된 친구, 그 친구와 술 몇 잔 걸치고 노래방에 가면 격정적으로 8090 민중가요를 부른다. 그러다가 안치환/노찾사 노래를 부르게 되고, 자연스럽게 안치환 3집 노래를 잇따라 예약하게 된다.

자유!를 외치다가 분위기 잡고 소금인형을 부르고, 우리가 어느 별에서를 듀엣으로 부른다.
그리고 귀뚜루루 - 귀뚜라미를 멋들어지게 열창한다.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숨막힐 듯 토하는 울음
그러나 나 여기 살아있소 -

보내는 내 타전 소리가
누구의 마음하나 울릴 수 있을까
누구의 가슴위로 실려갈 수 있을까 -

귀뚜라미처럼, 지하 노래방에서 타전한다.

 

#4. 위하여 ! 

주말 저녁 어두워진 골목, 풀벌레 소리와 귀뚜라미 소리가 아주 청아하게 들린다. 섬세한 그들의 오케스트라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다가 흥얼거린 노래.
귀뚜루루 - 

그리고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친구들도 보고 싶고, 노래방에서 함께 열창하던 그 친구와 또
노래방에 가서 맘껏 안치환 노래도 부르고 싶다. 그들에게 타전하고 싶다.
우리의 청춘을 위하여 ! 우리의 40대를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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