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개발이 본격화 된 이후 아파트를 중심으로 과도한 집값 상승이 유지됐다. 신규 분양을 하면 전 평형이 싹쓸이 마감됐고 분양권은 수천만 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됐다. ‘세종시에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돈이 된다’는 사실이 입증되면서 가수요자들까지 붙어 점차 투기장으로 변질됐다.

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고, 역시나 정부는 세종과 서울을 비롯해 부동산 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는 지역에 대해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 지정 등 초강수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시장은 찬물을 끼얹은 듯 이내 잦아들었다.

그러나 한몫을 챙겨보겠다는 투자자들의 의지는 쉽게 가라앉지 않아 이들의 눈초리가 대전을 향하고 있다. 특히 세종과 인접해 있고 대전지역 내에서도 가장 개발 압력이 높은 유성구 지역은 집중적 타깃으로 지목됐다. 이른바 풍선효과라 하여 유성에 대체수요가 발생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러한 예측이 현실화 되는 것인지 최근 진행된 유성 반석 더샵 아파트 분양에 예상을 뛰어넘는 다수의 청약이 몰렸다. 평균경쟁률 57.72 대 1, 최고경쟁률 117 대 1이라는 놀라운 상황이 연출됐다. 가수요자들이 대전 유성으로 눈을 돌릴 것이란 예상이 적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전이 전국 대도시 가운데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고 자처할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안정된 물가이다. 대전은 타 도시에 비해 안정된 물가체계가 유지되고 있다. 이는 교통망이 좋은 물류도시라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집값의 안정이 전체적으로 다른 물가의 안정 기조를 이끌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대전이 전체적으로 안정적 집값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유독 유성구는 타 지역에 비해 높은 집값을 보였다. 수도권과 비교할 만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대전시내 타 지역과 비교해 유성구는 집값이 높아 타 지역으로 집값 상승이 번져갈 우려가 높은 화약고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래서 유성지역의 집값 안정은 대전 전체의 집값 안정에 중요하다.

세종시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인해 가수요자들이 가까우면서도 투자가치가 높은 대전 유성구로 몰려들 것이란 관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시되고 있다. 그러던 중 실제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처음 진행된 유성지역 아파트 청약이 과열조짐이 나타났으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대전시는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대전지역, 특히 유성지역을 투기세력들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내년 상반기 이후 분양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갑천지구 친수구역에도 벌써부터 과열 징후가 포착된다. 살기 좋은 도시 대전을 유지하고 싶다면 투기로부터 도시를 보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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