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세종의 아파트 매수 심리가 추락했다. 이후에도 추가 규제가 예고돼 하락세는 더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세종의 매수 우위지수는 104.8로 전주 168.4에서 60포인트 이상 급락했다. 매수세 우위는 9.5로 전주(73.7)와 비교해 수직 하락했고 매도세 우위는 5.3에서 4.8로 소폭 하락했다. 매수우위지수는 일선 부동산에서 체감하는 매수세와 매도세 비중을 조사한 것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자가 늘고 있단 뜻이다. 즉 기회만 된다면 세종에서 주택을 매수하겠단 수요자의 심리가 크다는 뜻인데 이 수치가 대폭 하락한 건 주택을 매수하겠단 수요자가 줄었다는 말이다.

매매거래의 활발함을 수치로 나타낸 매매거래지수 역시 이달 첫째 주 4.8로 전주(52.6)보다 크게 하락했고 전세거래지수도 47.4에서 4.8로 급감했다.

이처럼 세종에서의 매수 심리와 아파트 거래 관련 지수가 급격하게 떨어진 건 8·2부동산대책을 통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강화된 데다 내년 4월부터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양도세율은 2주택자의 경우 기본세율에 10%포인트, 3주택 이상 다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가 더해져 최대 60%의 세금을 내야 하는데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수요자가 매수를 꺼리는 것이다.

앞으로도 매수 심리와 더불어 아파트 거래 관련 지수가 하락할 전망이다. 실현 여부는 아직 미지수지만 정부가 부동산보유세 인상 등 다주택자를 옥죄기는 정책을 계속해서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달 중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계부채종합대책을 통해 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것을 최대한 막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투자자는 아파트 매수를 포기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급매로 아파트가 나오긴 하지만 살 사람이 없다.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고 추가적으로 규제가 계속 나올 것으로 예상돼 아파트 구매를 망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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