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평균 거래량 급감…매매 4.8건, 분양권 5.8건

8·2부동산대책으로 세종의 아파트 거래절벽이 현실화됐다. 자금력이 약한 다주택자가 시장에 매물을 내놓곤 있지만 자금력이 강한 다주택자가 관망세에 들어간 데다 실수요자가 아닌 사람들은 대출 규제 강화로 집을 사기가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세종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22건, 분양권 거래량은 535건이다. 하루 평균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3.6건, 분양권은 17.2건 수준이다. 그러나 15일 기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세종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8건, 분양권 거래량은 58건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아파트 거래량은 4.8건, 분양권 거래량은 5.8건으로 뚝 떨어진 거다.

세종에서 거래절벽이 발생한 건 정부가 8·2부동산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강화한 데 기인한다. 당초 세종의 아파트 거래절벽은 예상됐는데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된 세종엔 투기수요가 더 이상 끼어들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자금력이 약한 다주택자는 급매 등 매물을 내놓곤 있지만 실수요자를 제외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로 강화돼 거래량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8·2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이달 첫째 주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로 조사됐는데 부동산대책 발표 전인 지난달 다섯째 주 0.27%에 비해 상승폭이 꺾였다. 아파트 매도인은 8·2부동산대책 이전보다 가격을 낮춰 매물을 내놓지만 매수자는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하며 거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들어 맞은 것이다.

이 같은 거래절벽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강력한 의지로 추가 규제 등을 예고해서다. 여기에 이미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사람은 LTV와 DTI가 더욱 강화돼 아파트 구입 자금 자체를 마련하기 힘들다. 결국 매수자는 부동산시장 상황을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달 중 발표될 가계부채종합대책을 통해선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옥죌 것으로 보여 관망세는 더욱 지속될 수 있다.

일각에선 세종에서의 거래절벽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주변 지역인 대전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4일 청약 1순위를 접수한 반석더샵은 특별공급을 제외한 481세대를 모집한 결과 2만 7764명이 몰려 평균 57.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 매매 물량은 꾸준히 나오는 편이다. 그러나 산다는 사람이 없다”며 “가격이 더 떨어질 거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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