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달걀로 인해 파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산 달걀에서도 같은 성분이 검출돼 식품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대규모 농가의 달걀 출하를 전격 중단하고 산란계 농가 전수검사에 돌입한 가운데 대형마트 3사 등 국내 유통업체들이 달걀 판매를 전면 중지했다.

값이 싸고 영양이 높아 많이 애용해온 달걀의 판매가 중단되면서 국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 아니다. 특히 가정주부들은 물론이고 달걀이 주재료 들어가는 식품업체나 음식점들은 당장 영업에 지장을 받게 되면서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조기에 검사를 마치고 달걀 안전여부에 대한 명확한 검사결과를 국민들에게 알려줌으로써 안전한 달걀 유통의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경주해줄 것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4일 친환경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일제 잔류농약 검사를 하던 중 경기도 남양주시 소재 8만 마리 규모의 산란계 농가에서 ‘피프로닐’ 살충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같은 날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6만 마리 규모의 또 다른 산란계 농가에서는 ‘비펜트린’이라는 성분이 닭 진드기에서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기도 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15일 자정부터 산란계 300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전국 모든 상업농가의 달걀 출하를 중단시키고 해당 농장을 대상으로 3일 이내 전수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아울러 전국 130여 개의 3000마리 미만 소규모 농장에 대해서도 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검사결과 부적합 달걀이 발견되면 전량 회수 폐기 조치할 방침이다.

피프로닐은 개나 고양이의 벼룩·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사용되는 살충제 성분으로 다량 섭취할 경우 간장, 신장 등 장기가 손상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국제보건기구(WHO)가 사용하지 말 것을 경고했고, 우리나라도 관련법에 따라 닭에 대해서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국내 산란계 농가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유럽의 살충제 달걀 파문에 따라 긴급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그동안 제대로 관리해왔는지 의문이다. 허술한 관리를 틈타 일부 산란계 농가에서 피프로닐를 암암리에 사용해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달걀안전과 관련한 대대적인 검사와 함께 대책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 그렇잖아도 AI로 인해 달걀 값이 천전부지로 치솟아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번에 살충제 달걀파문까지 겪게 돼 국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 아니다. 정부는 가능한 인력을 총 동원해 검사는 물론 안전대책을 마련해 국민들이 하루빨리 안전한 달걀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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