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택 교통안전공단 중부지역본부 과장

마른장마를 막바지로 올여름도 엄청난 국지성 호우로 침수차량이 계속 많아지고 있다. 집중호우로 인해 자동차 침수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차량침수 피해는 개인의 재산 피해뿐만 아니라, 기름유출로 인한 환경파괴, 교통혼잡 등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고, 침수된 차량이 중고차 매매시장으로 유입돼 제 3자에게 피해를 발생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차량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한 예방법과 불가피하게 침수가 됐다면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아보겠다.

물이 고인 곳을 지날 경우 침수 수위가 자동차 범퍼보다 높다면 건너지 않는 것이 안전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저속으로 엔진회전수는 높게 운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게 되면 오히려 물보라가 일어나 차량에 치명적인 고장이 날 수 있고 차량에 엔진회전수를 높게 사용하여 배기압력을 높여 머플러를 통해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기어 변속을 하거나 정지하면 머플러를 통해 물이 엔진내로 들어올 수 있어 기어단수를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지나간다. 자동변속기의 경우 수동모드로 1단이나 2단으로 고정하여 주행한다. 또한 브레이크 성능이 저하될 수 있어 브레이크 페달을 2~3회 끊어 밟아 제동하는 것이 좋다.

차량 침수 후 시동을 걸면 차량에 치명적인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침수 후 시동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 억지로 엔진을 켜다 보면 엔진을 비롯한 주요 부품에 물이 차올라 차량이 크게 손상된다. 차량을 두고 대피해야 할 경우 전자장비 누전을 일으켜 차량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으니 보닛 내에 있는 배터리 터미널을 빼내는 것이 좋다. 침수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는 즉시 견인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다.

침수된 차량은 정비가 빠를수록 비용이 절감되고 정비 후에도 내부의 수분을 제거하기 위해 진공청소기나 압축 공기 분사기로 청소하며 햇볕에 자동차를 건조하는 것은 필수이다. 각종 배선의 커넥터는 분리하여 말린 뒤 윤활유를 뿌려주고 부동액이나 엔진 오일, 브레이크액 등은 여러 번 교환해주는 것이 좋다. 침수 피해로 어느 정도 보험 처리가 가능하지만 차량 내부 물품들에 대한 보상은 받을 수 없으므로 가급적 귀중품은 차 안에 보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완전 침수된 차량은 정비 후에도 재고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정비내역서와 영수증을 보관하는 것이 좋다.

자동차 보험에서는 자동차가 고인 물, 혹은 역류하는 물, 범람하는 물 등에 잠긴 경우에만 침수로 인정되며, 물에 잠기지 않고 창문, 선루프 등으로 들어온 물에 의한 피해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자차보험에 가입한 경우 차를 원상 복구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지만 전부가 아니고 사고 발생 시점의 차량 가격 한도 내에서 보상이 이루어진다. 보험사마다 약관이 다를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해 두는 것도 좋다.

무엇보다 자동차 침수 사고는 예방이 최우선이므로 집중호우가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자동차 운행을 삼가고, 주차할 장소를 선택할 때는 계곡, 둔치, 저지대 등은 피해야 한다. 장마철에는 일기예보를 잘 듣고 홍수 및 국지성 호우를 피해 차를 운행하고 아파트나 건물의 주차장에 주차할 때는 지하보다는 지상을 이용한다. 마지막으로 차량에 침수 피해가 발생한 장소는 침수로 인한 인명피해도 발생할 수 있기에 차량 침수 예방과 더불어 운전자 안전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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