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연, 코로나그래프 시험 관측…NASA와 공동 활용 예정

▲ 일식의 원리. 일식 때는 태양과 지구 사이에 달이 위치해 지표면에서는 태양이 달에 가려져 보인다. 이번 개기일식은 지표면 상에서 약 100㎞ 폭으로 진행된다.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한국천문연구원은 원정 관측단을 파견해 개기일식 때 관측이 가능한 코로나를 연구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천문연에 따르면 오는 21일(한국시각 22일) 미국 서부 태평양 해안부터 동부 대서양 해안까지 개기일식이 진행된다.

일식이란 달이 지구와 태양 사이를 지나면서 태양을 가리는 현상으로 태양의 전체를 가리는 것이 개기일식이다. 달이 태양을 완전히 가리면 평소 태양의 밝은 광구 때문에 관측이 불가능한 대기층을 선명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개기일식은 지상에서 태양의 대기층을 연구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다.

천문연은 미국의 개기일식 관측지역 중에서 기상조건과 개기식의 지속시간, 일반인으로 인한 혼잡도 등을 고려해 지난해 9월 와이오밍주에 위치한 국립공원 내 제한지역을 선택했고 잭슨시로부터 사용 승인을 받았다.

천문연은 NASA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그래프(태양 관측 망원경의 초점면에 태양 광구면 차폐기를 만들어 인공적인 개기일식 현상을 만드는 장치)를 활용해 코로나 관측을 시도한다. 관측단은 백색광 관측, 백색광 편광관측, 내부 코로나 관측, H-알파 편광관측을 동시에 수행해 코로나의 특성을 연구할 예정이다.

원래 코로나그래프에는 태양을 가리는 차폐기가 있지만 개기일식 중에는 달이 차폐기의 역할을 하므로 필터와 편광시스템만을 사용한다.

일식은 잭슨시 기준으로 21일 오전 10시 17분부터 오후 1시 1분까지 진행되며 개기식은 11시 35분 4초에 시작해 2분 20초 동안 태양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미국에서 대륙을 가로지르는 개기일식은 1918년 이후 99년 만이다. 이번 개기일식은 북미와 중미 및 남미 북부지역 그리고 유럽 서부, 아프리카 서부 등에서만 관측 가능하며 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다.

조경석 우주과학본부장은 “태양 표면보다 월등히 높은 코로나의 온도 분포는 아직 그 가열 원인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개기일식 관측을 통해 코로나의 특성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코로나그래프의 개발을 담당하는 최성환 박사는 “우리가 개발 중인 코로나그래프가 완성되면 기존 장비가 가능했던 코로나의 형태학적 관측 외에서도 태양풍의 속도 등 여러 자료를 얻을 수 있게 되어 지구 주변의 우주환경 예보 적중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다음 개기일식은 2019년 7월 2일 태평양, 칠레, 아르헨티나 지역에서 관측 가능하다.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다음 개기일식은 2035년 9월 2일 오전 9시 40분경 북한 평양 지역,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 볼 수 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