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 파문이 식지 않고 온 나라를 뒤흔들고 있다.

그럼에도 세종언론의 초점은 이춘희 시장의 구설수에 맞춰 있다. 이 시장의 측근 특혜의혹 파문이 세종시를 뒤흔들기 때문이다.

파장이 확산되면서 지난 16일 정의당 세종시당과 세종시민단체연대회의가 논평을 내고 특혜의혹을 철저히 규명하고 사과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양 단체가 주장하는 문제의 초점은 크게 4가지다. 첫째는 ‘이춘희 시장 측근 갤러리 미술작품 4000만 원 대여 특혜다. 둘째는 이 시장 부인이 갤러리 대표 남편회사 시행 상가 2채 소유’등이다.

시는 이 시장 측근 인사가 운영하는 세종시 금남면 소재 ‘갤러리 썸머’ 에 미술품 6점에 대한 4000만 원의 임대료를 시 예산으로 과다하게 지급했다.

이 시장 부인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갤러리 대표 남편 회사 소유상가 2채를 모두 8억 5500만 원에 분양 받았다. 매입과정에서 대출받은 4억 8000만 원을 전액 상환했고, 특히 상가 매입비는 분양가보다 평당 180만 원가량 높게 매입해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

시는 통상적으로 해명자료를 기자들에게 각자 이메일을 통해 알린 것과 달리 시 기자실에 상주하는 5명의 기자에게만 출력된 해명자료를 배포, 축소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것 등이 특혜의혹의 핵심이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 세종시 금남면에 발생한 사건도 세종시를 뒤흔들고 언론의 초점이 집중됐었다.

세계유일 일기박물관인 세종 사랑의 일기 연수원이 이른 새벽 강제철거 되면서 집행된 기록문화는 일기장과 작품 등 무려 120만여 점.

이 가운데는 행정중심복합도시 신 세종시가 건설되기까지의 역사의 현장을 담고 기록한 ‘세종시민 투쟁기록물’ 등 소중한 유산이 훼손되고 유실된 사건이다.

그동안 일기연수원 학생들과 학부모 등은 눈보라와 강추위 등을 아랑곳 하지 않은 채 수개월 동안 각고 끝에 수천 점을 찾아냈다.

연수원 측은 최악의 생활고에도 1년여를 버티며 기록유산을 지키고 있다. 한 점의 일기장을 더 발굴하고 유실을 막기 위한 투쟁은 실로 눈물겹다.

지난달 20일 강제 집행된 120만여 점의 경매가는 모두 합쳐 고작 106만 원. 30여 분 만에 끝난 경매는 결국 무산됐고, 법원은 경매불능으로 처분했다.

이 광경을 처음부터 지켜본 학부모 손에는 ‘역사의 죄인’, ‘소중한 일기를 지켜주세요’라는 피켓을 들었다. 이들의 눈가는 붉어져 와락 눈물이 쏟아졌다. 소중한 가치를 지킨 결실이 감격으로 전해졌을 것이다.

경매 때마다 자리를 지킨 이들은 7회 마지막까지 아이들의 일기장과 작품들을 가슴에 품은 ‘영혼사랑’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시는 106만 원의 진정한 가치가 주는 교훈을 곱씹을 때다. 이 시장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갤러리아에 지급한 임대료는 고작 6점에 4000만 원이다. 시 청사 단장을 위해 구입했다는 것이다. 시장 부인은 8억 5500만 원의 상가 2채를 구입했다.

수천 명 어린이들의 여린 꿈과 숨결이 담긴 작품 120만 점이 사라지고 훼손되고 있는데도 꿈적 않던 권력의 측근들. 106만 원의 기막힌 눈물의 사연을 한번쯤은 살펴보라.

한 시대, 같은 하늘아래 보존할 가치를 위해 영혼으로 투쟁하는 무명의 시민정신. 권력과 탐욕에서 빚은 의혹 등을 구차하게 해명하는 세종시의 수장. 세종시 역사 속에 맞물려 조명되는 두 영상이 같은 공간에서 ‘오버랩’되고 있다. 세종시의 역사, 어디로 어떻게 흐르고 있는가.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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