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용 <공주주재>
기자는 얼마 전 글을 통해 지역에 ‘큰 어른’이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지역사회에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 후배들의 사표가 될 만한 어른이 없다는 안타까움의 표현으로, 지역사회의 큰 흐름을 올곧게 이끌 인물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에헴”하고 적당히 대접받으면서 어른 노릇만 하려할 것이 아니라, 지역현안의 돌파구를 찾는 일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존경할 만한 어른이 없다”는 부끄러운 고백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기를 바랐고, 스스로 지역에 대한 무한 책임의식을 느끼고 주도적으로 나설 때 비로소 존경받을 수 있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최근 김병현 대전지검 공주지청장의 주도로 이러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 반갑기 그지없다.

전북 부안 출신인 그가, 언제 떠날지도 모르는 그가 지역사회를 향해 보여주는 뜨거운 몸짓에 우선 박수를 보내며, 백성들을 편하게 하려는 목민관의 표상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꼬집어 말하는 듯하다.

김 지청장은 지난 연말 공주시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공주시민 의식은 수구적으로, 변화를 거부하고 과거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일침을 가한 뒤 “잘 사는 공주를 만드는데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시민의식 개혁을 강조했다.

기자 또한 여러 사람들로부터 누누이 공주시민들의 폐쇄성과 배타성을 질타하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지역사회 고질병 치유를 위한 마땅한 처방전을 찾기 위해 고민해 왔다.

인구 13만이 채 안 되는 작은 도시에서 편을 가르고, 서로가 서로를 헐뜯고 불신하고, 선의의 경쟁 상대가 아니라 섬멸의 대상으로 여겨서야.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옛말처럼 남 잘되는 꼴은 못 보는 사회,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짓밟는 사회, 안방 호랑이 노릇에만 전전긍긍해 결과적으로 새로운 인물을 키우지 못했다는 자성 또한 필요하다.

우물 안 개구리 식으로 내부에서 아옹다옹할 것이 아니라 외부로 눈을 돌리려는 의식의 전환이 요구된다. 나무보다 숲을 보는 혜안이 필요한 시기이다.

군자지덕풍(君子之德風·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아서 백성은 모두 그 풍화를 입는다)이라 했다. 풀 위로 바람이 불면 풀은 바람부는 방향으로 반드시 눕게 마련으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안팎으로 최대의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아우성인 지금 지역원로들이 나서야 한다. 지역유지들과 지식인들이 앞장서야 한다.

총의를 모을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하고, 사분오열된 민심을 통합해 미래를 향해 앞으로 전진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이번 논의가 지역사회 갈등과 반목을 조정하고 봉합해 사회통합을 이끌어내는 시발점이 되길 희망하며, 민의를 하나로 묶어 구심체 역할을 하는 실질적인 발전협의체가 만들어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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