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사랑장애인야학 김용녀 할머니,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 유네스코 사무총장상

▲ 김용녀 할머니의 시화(詩畫) 작품.

 

김용녀 할머니

“늙은 나이에 한 글자라도 배워 동네 식당 간판이라도 읽고 싶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시작했네요.”

대전의 한 80대 여성장애인이 만학으로 깨친 한글로 날았다. 서구 갈마동에 자리한 모두사랑장애인야학에 재학 중인 김용녀(81·대덕구 비래동) 할머니가 그 주인공이다. 김 할머니는 국가평생교육진흥원 주관 전국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때 늦은 공부’(사진)라는 작품으로 유네스코(UNESCO) 사무총장상 수상자로 선정돼 내달 2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리는 시상식에서 영예를 안게 됐다.

불우한 형편으로 정규교육 혜택을 받지 못한 채 성장한 김 할머니는 서른 아홉에 남편을 잃고 목욕탕 세신사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아들 셋을 키웠다. 한글을 몰라 버스를 타고 외출을 하기도 어려웠던 김 할머니는 “더 늦기 전에 한글을 깨우쳐 후회 없는 생을 살고 싶다”라는 각오로 8개월 전 모두사랑장애인야학의 문을 두드려 까막눈에서 벗어나는 작은 결실을 보게 됐다.

‘늦은 나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고령이지만 김 할머니는 문해(文解) 과정을 넘어 초·중·고교 검정고시에 도전하고, 장차 대학에까지 진학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건강이 허락하면 계속 공부를 해 대학에도 가고 싶다”라며 배움의 기쁨에 젖어있는 김 할머니의 아름다운 노년의 삶에 박수를 보낸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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