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가 2주 연속 보합…가격 낮춰도 적극 거래 없어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가 2주 연속 보합을 기록했다. 가격을 낮춘 물량이 시장에 나오지만 수요자의 관망세로 거래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1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다. 당초 8·2부동산대책이 발표된 뒤인 이달 둘째 주부터 아파트 매매가가 본격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가격 하락까진 이뤄지지 않았다. 세종과 같이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중복 지정된 서울 일부 지역에선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이달 셋째 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0.04%로 전주(-0.03%)에 이어 2주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가 떨어지지 않는 건 거래절벽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일 세종을 비롯한 서울 일부 지역을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으로 정하고 주택유형이나 대출만기, 대출금액 등에 관계없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각 40%로 강화했다. 또 내년 4월에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양도세 중과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는 세금 폭탄을 피하기 위해 아파트 매물을 내놓고 있다. 분양권은 적게는 2000만 원에서 많게는 5000만 원 이상 웃돈이 떨어졌다. 그러나 거래로 이어지는 건수는 상당히 적다. 지난달 기준 세종의 하루 평균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3.6건, 분양권 거래량은 17.2건이었으나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는 4.8건, 분양권은 5.8건으로 급감했다. 양도세 중과가 다가올수록 매수자가 아파트와 분양권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며 거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이 같은 심리는 지표로도 증명됐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세종의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7일 기준 104.8로 전주 168.4에서 60포인트 이상 하락했고 매수세우위 역시 9.5로 조사돼 전주(73.7)보다 대폭 떨어졌다. 매수우위지수는 일선 부동산에서 체감하는 매수세와 매도세 비중을 조사한 것으로 지수가 높을수록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자가 늘고 있단 것으로 최근 매수 심리가 사라졌단 분석이 가능하다.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세종의 아파트 매매가는 약보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급매 물량은 나오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않아 가격 변동이 크게 없을 것이란 예측 때문이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거래가 안 된다. 매수자에게 급매 물량을 소개하면 대체적으로 만족해 하지만 계약서에 서명하는 건 꺼린다.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겠단 뜻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달 둘째 주 세종의 전세가 변동률의 경우 0.12%로 지난달 다섯째 주 0.07%로 상승 전환된 뒤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 물량 소진이 원인이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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