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의 가을야구가 사실상 멀어진 가운데 마지막 자존심인 토종 10승 투수 배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1일 현재 한화의 최다승 투수는 7승을 거둔 오간도와 윤규진이다. 현역 최다승 투수 배영수가 6승으로 그 뒤를 잇고 있으며 유난히 승운이 없었던 비야누에바는 4승(6패)에 불과하다.

현재 한화의 남은 경기는 총 33경기. 남은 등판일정을 감안하면 오간도와 윤규진의 10승 달성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두 달 만에 부상에서 복귀한 오간도는 2연승 중이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오간도는 지난 9일 두산전 5이닝 8피안타 1홈런 6실점, 16일 SK전 6⅓이닝 7피안타 4실점을 기록했다. 복귀 후 2경기 평균자책점은 7.94로 높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점차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윤규진의 페이스는 무서울 정도다.

윤규진은 지난 19일 대전 홈경기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7승을 낚았다. 4연승으로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던 롯데 타선을 상대로 날카로운 제구력과 포크볼을 앞세워 꽁꽁 묶었다. 지난 12일 넥센을 상대로도 6⅔이닝 동안 1실점으로 호투를 선보였다.

구원으로 나선 경기를 포함하면 8월 성적은 3경기 출전해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1.20을 기록 중이다.

윤규진이 10승을 달성하게 되면 한화는 2015년 외국인 투수탈보트와 안영명 이후 2년 만에 10승 투수를 배출하게 된다.

 

선발투수에게 10승이란 절대적 기준이라고 볼 수 없지만 자신의 역할을 평균 이상 수행했다는 의미를 갖는다. 팀에서도 10승 투수는 확실한 전력감으로 분류하며 각 팀의 선발 마운드에 자존심으로도 통한다. 10승 투수가 많을수록 그만큼 팀 전력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한화는 긴 암흑기를 거치면서 좀처럼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지난 2011년 류현진 이후 한동안 10승 투수는 한동안 찾아볼 수 없었다.

2015년 탈보트와 안영명이 각각 10승을 거두면서 불명예를 씻었다. 그러나 한화는 지난해 10승 투수 배출에 실패했다. 2012년부터 5시즌 동안 10승 투수는 단 2명뿐인 셈이다.

외국인 투수만 놓고보면 역대 한화를 거쳐간 외국인 투수 중 10승을 달성한 투수는 2007년 세드릭 바워스(11승 13패)와 탈보트가 유일하다. ‘외국인 투수 잔혹사’로 불리는 이유다.

올해는 특급 외국인 투수 오간도와 비야누에바를 영입하면서 기대감이 커졌지만 빈약한 득점지원, 부상 등의 불운이 겹치면서 안개 속에 빠졌다.

여기에 시즌 중후반까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팀 내에서 가장 먼저 10승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배영수도 지난 1일 팔꿈치 통증 호소 2군에서 2군에서 회복시간을 가졌다. 19일 만에 가진 복귀전(20일)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지만 팀이 패하면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과연 윤규진이 토종 선발투수로서 10승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오간도가 한화 역사상 10승을 달성한 세 번째 투수로 이름을 남길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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