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자선교회 이사장

 

지난 2013년 3월 25일 박근혜 전 정부는 경제 부흥, 국민 행복, 문화 융성, 평화통일 기반 조성 등 4대 국정기조를 제시하며 출발했지만 첫해는 인사 실패와 정통성 시비, 2년 차에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노동, 금융, 공공, 교육 등 4대 개혁에 시동을 걸었으나 세월호 참사와 비선실세 파동으로 발목이 잡혔다. 결국 ‘원칙과 신뢰’라는 브랜드로 첫 여성 대통령이 됐지만 지난 3월 10일 탄핵인용으로 파면되는 첫 대통령이 됐다.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커다란 불행이다.

이제 불행을 통해 새로워지는 개혁이 있어야겠다. 이제 청년들은 정치적 현장 문제보다 자신의 문제를 바로 보고 추스려야 되겠다. 대졸 청년 실업자가 2011년 32만 명에서 2017년 50만 명으로 늘어났다. 청년 실업률도 7.6%에서 9.8%로 올랐다. 금융권에서만 지난 3년간(2014-2016) 1만 2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자동화된 로봇, 드론이 등장하면서 대기업도 일자리를 더 이상 늘리지 않는다. 대학들이 2월 말 졸업식을 통해 많은 청년들을 사회에 내놓았다. 그들이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들의 표정이 밝고 싱싱한가.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우리 인간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자기의 계획과 소망을 자녀 세대로 위임하게 된다. ‘나야 뭐 이제 지는 해인데. 아무거나 먹고 아무거나 입어도 괜찮아. 저 애들만 잘되면 괜찮아’ 하면서 자녀세대로 기대를 넘긴다. 그런데 그들이 “걱정 마십시오. 저희들이 이제 책임지고 세상을 이끌어 가겠습니다”하고 나서질 못한다면 얼마나 난감한가. 청년들이여 부디 희망을 붙잡고 일어서길 바란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며 비에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는가?

청년들을 격려하기 위해 사무엘 울만이 쓴 ‘청춘’을 소개한다. “청춘은 인생의 어느 기간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 자체를 뜻한다. 뛰어난 창조력, 굳건한 의지, 타오르는 정열, 두려움과 나약함을 물리치는 용기, 구태의연함을 떨쳐버리는 모험심. 이런 마음 자세가 청춘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는 것만으론 늙지 않는다. 이상을 잃을 때 비로소 노화가 찾아온다. 세월은 피부에 주름살을 새기지만 이상을 잃으면 정신이 시들어버린다. 고민, 외로움, 불안, 공포, 실망 등이 사람을 늙게 해 영혼을 먼지로 만든다. 열여섯 살이든, 일흔 살이든 가슴속에 무엇을 품어야 할까? 그것은 경이로움에 대한 그리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아름다운 사물이나 사상에 대한 관심, 무슨 일에든 맞서는 도전정신 그리고 인생에 대한 환희와 흥미이다. 사람은 신념과 더불어 젊어지고 의혹과 더불어 늙는다. 사람은 자신감과 더불어 젊어지고 두려움과 더불어 늙는다. 희망이 있는 한, 젊어지고 실망과 더불어 늙고 쇠퇴한다.” ‘제빵왕 김탁구’라는 드라마 속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인생을 단정 짓지 마라. 살아있는 동안은 아무것도 끝나지 않아. 내가 오늘 좀 잘됐다고 그걸로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고, 내가 오늘 좀 잘못 됐다고 그걸로 역시 내 인생이 끝나는 게 아니니까.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결국 다 지나가는 거야.” 한 번의 실수나 한때의 실패가 인생 전체를 결정짓지 않는다. 실패는 그 순간의 실패일 뿐 다음 순간이 다가오면 다시 새로운 선택지가 주어진다. 매 순간 우리에게는 끊임없이 새로운 선택지가 주어진다. 따라서 너무 쉽게 우리 인생을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새로운 기회와 소망을 찾을 수 없게 된다. 당신의 인생은 아직 끝장나지 않았다.

빌 게이츠가 주는 조언을 다시 새겨보도록 하자. 억울한 경우도 있을 것이며 울화가 치밀어 저항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땐 초(楚)나라 때의 대부 굴원(屈原)의 어부사(漁夫辭) 한 구절을 읽어보자. 그는 삼려대부라는 초나라 공직에 있다가 질투하는 사람들의 모함을 받아 물러나고 조국을 떠나 방랑 신세가 된 자기를 한탄했다. 그가 “온 세상이 모두 흐린데 나만 홀로 깨끗하고, 온 세상 사람들은 모두 취했는데 나만 홀로 깨어 있었구나.” 하자 강호의 어부가 이렇게 일러줬다. “滄浪之水淸兮/可以濯吾纓/滄浪之水濁兮/可以濯我足”(창랑지수청혜/가이탁오영/창랑지수탁혜/가이탁오족/창랑의 물이 맑으면 내 갓끈을 씻고/창랑의 물이 흐르면 내 발을 씻으리라.) 깨끗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나면 내 정신을 잘 지켜가며 살고 세상이 혼탁하고 제대로 굴러가지 않으면 그저 내 발만 씻는 걸로 대하라는 달관의 심경을 엿볼 수 있다. 세상에 대해 너무 극단적으로 편승 내지는 저항하지 말고 더불어 살며 옥석을 분간해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구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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