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과잉공급으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역전세난에 허덕였던 세종이 이제는 늘어난 수요로 전세난을 걱정해야 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물량 역시 매매를 중심으로 시장에 쏟아지는 중이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최근(지난달 다섯째 주)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0.07%로 8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달 첫째 주에도 0.02%, 둘째 주엔 0.12%를 기록하는 등 3주 연속 상승세다.

하락을 면치 못했던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가 오른 건 아파트 과잉공급 문제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세종에선 지난 1월부터 과잉공급 현상이 나타났고 전세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다 보니 역전세난이 발생해 전세가가 하락했다. 지난달 기준 세종의 누계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9.31%나 됐다. 특히 지난 4월엔 세종시 출범 이후 최다 물량인 약 7000세대가 입주 물량으로 쏟아져 4월과 5월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2.74%, -4.28%를 기록하기도 했다. 가격 측면에서 보면 지난달 기준 세종의 ㎡당 전세가는 176만 원, 대전은 194만 원으로 약 20만 원이나 차이나 인근인 대전 등에서 전세수요가 옮겨와 과잉공급이 해소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전세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다 보니 최근엔 오히려 공급보다 수요가 많아졌다.

전세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시장에 나오는 물량은 매매가 주를 이루고 있어 전세 거래량도 대폭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의 전·월세 거래량은 382건, 하루 평균 12.3건이었지만 이달 20일 기준 전·월세 거래량은 136건, 하루 평균 6.8건으로 반 토막 났다. 정부가 내년 4월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양도세 중과를 시행한다고 밝힌 데다 다주택자 관련 추가 규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돼 다주택자는 전세를 놓기 보다 매매를 하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세종의 전세가는 계속해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내달 세종의 아파트 입주 물량은 3688세대지만 이 중 대다수가 공공분양 아파트다. 전세 수요는 꾸준히 유입될 것으로 보여 조만간 세종에 전세난이 현실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세종의 전세가 하락이 지속되다 최근 회복세를 보인 건 전세 수요가 꾸준히 유입됐다는 뜻이다. 전세 물량보다 전세 수요가 점차 많아지는데 추후 전세난까지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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