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유성광역복합환승센터(이하 유성복합터미널)의 새로운 사업자 물색에 나선 가운데 단초를 제공한 롯데그룹(이하 롯데)의 행보에 논란이 예상된다. 유성복합터미널 조성 사업이 표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롯데가 울산에 광역복합환승센터를 조성키로 하면서다. 롯데의 대전 홀대론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는 모양새다.

22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8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중앙도시계획위원회 경관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울산복합환승센터 지정을 승인받았다.

울산복합환승센터는 울산역 주변 7만 5480㎡에 지하 1층, 지상 7층 연면적 18만여㎡ 규모로 건립된다. 올해 착공해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복합환승센터는 버스·택시·승용차 정거장과 주차장(3094대 수용), 이동보도 등의 환승시설(5만1346㎡)과 쇼핑몰·멀티플렉스 시네마 등 환승지원시설(13만 240㎡)로 구성된다. 복합환승센터 건립에는 모두 2519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일사천리인 울산복합환승센터를 바라보는 대전 쪽 시선은 따갑다.

롯데그룹은 지난 2015년 10월 울산복합환승센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롯데쇼핑·울산시·울산도시공사·한국철도시설공단과 개발협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해 2월 복합환승센터 개발을 전담할 롯데울산개발㈜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해왔다. 당시 대전에선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자 선정으로 인한 재판이 진행 중인 시기였다.

이에 관가 안팎에서는 롯데의 행보가 상도의를 져버린 처사라고 비판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울산복합환승센터에는 지역 법인을 설립하는 등 적극적으로 추진한 데 반해 대전에서 소극적인 자세로 나선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며 “대전과 먼저 사업자 협약을 체결하고 사업을 진행했음에도 결과론적으로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한 것인데, 추측컨대 우선협상대상자를 둘러싼 법정 싸움이 기폭제가 되지 않았나 싶다. 상도의 측면에서 쉬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다른 관계자들도 지난 2013년 10월 말경 대전에서 터미널 계약을 체결한 후 우선협상대상자 소송에 따라 사업 지연이 예상되자 롯데가 울산 복합환승센터에 무게를 두고 일을 추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행보는 흔치 않은 일”이라며 “계약체결 시기나 소송 시기 등을 고려했을 때 롯데 측에서 대전보다는 울산에 무게를 두고 계약을 체결했을 가능성이 높다. 울산의 경우 광역시로 승격된지 오래되지 않았고 성장하고 있는 대도시이기 때문”이라고 나름의 의견을 개진했다.

롯데는 지난해 1월 이후 대전도시공사의 8차례에 걸친 협약이행촉구 공문과 2차례의 대책회의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실시계획수립지침 등 규정상 꼭 필요한 환승체계 관련 설계도서마저 제출하지 않으며 ‘대전에서 발 빼기’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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