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광역복합환승센터(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이 롯데컨소시엄의 추진의지 결여 등의 이유로 무산돼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추진 당시 롯데그룹의 행보가 논란이 되고 있다. 롯데가 대전과 먼저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자 협약을 해 놓고도 뒤늦게 비슷한 사업인 울산 광역복합환승센터 조성을 추진해왔다는 것이다. 롯데가 유성복합터미널에 적극적이지 않았던 이유는 울산복합환승센터를 우선 시 했기 때문이라는 의심을 받을 만한 대목이다.

롯데는 지난 2015년 10월 울산복합환승센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롯데쇼핑·울산시·울산도시공사·한국철도시설공단과 개발협약을 맺은데 이어 지난해 2월 이를 전담할 롯데울산개발(주)를 설립해 사업을 추진해왔다. 울산복합환승센터는 울산역 주변 7만 5480㎡에 지하 1층 지상 7층 연면적 18만여 ㎡ 규모다. 지난 8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중앙도시계획위원회 경관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울산복합환승센터 지정을 승인받았고 올해 착공해 내년 말 완공 예정이다.

대전이 문제를 삼는 것은 롯데 측이 울산환승센터 사업에 뛰어든 시기이다. 롯데가 울산환승센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2015년 10월은 대전에서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자 선정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시기였다. 대전과 터미널 사업 협약을 체결한 것은 2014년 1월이었으니 유성복합터미널 사업을 추진하다 울산 쪽에 비슷한 사업이 나오자 대전을 사실상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대전도시공사는 지난 6월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의 무산을 발표하며 롯데 측의 무성의를 지적한 바 있다. 롯데컨소시엄이 2016년 1월 이후 대전도시공사의 8차례에 걸친 협약이행 촉구 공문과 2차례의 대책회의에서 소극적인 사업추진 의사만 밝혀왔다는 것이다. 또한 실시계획수립 등 행정절차 이행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관가 안팎에서 롯데의 상도의를 비판하고 있다. 롯데가 복합터미널 사업을 두고 대전과 울산을 양다리 걸치기 하다 먼저 협약을 체결한 대전을 버린 것이라면 상도의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대전 유성복합터미널의 경우 우선협상대상자를 둘러싼 법정싸움이 벌어지는 등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롯데가 너무도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공공사업을 무산시킨 것은 책임 있는 대그룹의 경영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전시민들로선 롯데의 대전 괄시에 대해 서운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라고는 하지만 공공사업을 추진하면서 무책임하게 행동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롯데 측은 이와 관련해 대전시민에게 과정을 설명하고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