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통신硏 개발 자동통역기술…'제로 유아이' 국제표준 채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관계자들이 웨어러블 헤드셋을 착용하고 22일 ISO(국제표준화기구)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제로 유아이(zero UI) 기반 양방향 자동통역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ETRI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개발한 자동통역기술인 ‘제로 유아이’(zero UI)가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기존 스마트폰 터치 기반의 자동통역기가 이제 제로 유아이 기반 자동통역기술로 급속히 진화할 전망이다.

22일 ETRI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파리 표준협회에서 열린 국제표준화기구 국제전기표준회의(ISO/IEC) 합동기술위원회(JTC 1/SC 35)에서 제로 유아이 자동통역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최종 승인됐다. 스마트폰은 주머니나 가방에 두고 블루투스-헤드셋을 통해 통역하는 기술이다. 웨어러블 헤드셋을 착용한 뒤 자신의 언어로 말을 하면 음성이 스마트폰으로 전달돼 상대방의 언어로 통역되고 그 결과물은 즉시 상대의 헤드셋으로 전송된다.

동시통역사가 스마트폰에 들어가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터치해 통역할 문자를 입력하거나 말을 하고 그 결과물(통역)을 화면으로 보여주는 불편이 사라지고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도 대화하듯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ETRI는 스마트폰 화면과 같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필요 없어 이 기술을 ‘제로 유아이’로 명명했다.

제로 유아이의 핵심 기술은 2채널 음성처리기술과 바지 인(Barge-in) 기술이다. 2채널 음성처리기술은 사용자 음성에 대한 감지 채널과 입력 채널을 분리해 처리하는 기술이고 바지 인은 합성음 재생 중에도 언제든지 음성인식이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을 통해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보거나 조작할 필요 없이 상대방과 시선을 교환하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다. 제로 유아이엔 또 자동통역을 할 상대방을 미리 알아보고 해당 국가 언어를 자동으로 선택해 접근해서 말을 하면 즉시 통역되는 기술도 포함돼 있다. 또 상대방의 음성이 본인의 마이크로 입력돼 오작동을 일으키거나 시끄러운 장소에선 동시통역기를 사용하기 어려웠던 한계도 극복했다.

ETRI는 블루투스 기반 통역대상 탐색 기술 등 7건의 신기술에 대한 국제표준특허 출원을 했다. ETRI 김상훈 프로젝트 리더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 기술을 선보여 국내 토종 자동통역기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제로 유아이 기반 자동통역기술의 글로벌 대중화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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