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에 뭉게구름 두둥실 떠다니는 가을 날. 나주김씨 중앙종친회로부터 종보(宗報)가 도착했다. 종보는 매년 분기별 1회 연 4회 발행되는데 종친회 소식과 종친들의 동정 등이 두루 담겨 있다. 종보를 깔끔하고 예쁘게 편집한 관계자들의 노고가 엿보였다. 그 정성이 고마워 매호별로 책꽃이에 꽂아 모아놓고 종친회 역사를 살펴보고 있다. 예전에는 타블로이드판 신문형태로 발행됐지만 지금은 신국판 칼라책자 형태라서 보관하기가 좋다.

소중하게 만들어진 종보 한 장, 한 장을 넘기면서 혈육에 대한 그리움과 애착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지난 시절이 생각이 난다. 젊은 스무 살 시절부터 종친회 활동을 시작했는데 장자(長子)인 형님이 종친회 활동을 하자 나도 자연스럽게 따라다녔다. 그런 세월이 벌써 30년이 넘었다. 지금은 나주김씨 중앙종친회 중앙위원과 대전종친회장을 맡고 있다.

종친(宗親·kindredoftheking)이라는 이름은 예전 왕실의 친족을 지칭했다. 여기서 종(宗)은 왕의 동성(同姓) 종(宗)으로서 ‘친’보다 넓게 분류했다. 반면, 친(親)은 왕의 부계(父系)를 친(親)이라고 해 종보다 좁은 개념이다.

이러한 종친들이 모여 운영하는 단체가 바로 종친회다. 종중(宗中)에는 대종(大宗)과 소종(小宗)이 있으며 대종의 분파에 의해 파종이 발생했다.

어느 사회학자는 말한다.

“사회가 다양해지면서 인간은 소외감을 느끼며 이를 극복하고 서로 위안을 받으려고 단체를 만들어 살아가려고 한다.”

종친회 운영의 기본이념은 가전충효(家傳忠孝) 세수돈목(世守敦睦)이다. 이를 바탕으로 충·효·예(忠孝禮)를 가르치고 있다. 종친회는 현재 나와, 그리고 위로는 부모님과 선조, 아래로는 후손 즉, 3대를 생각해보는 인문학(人文學)단체다. 자아에 대한 정체성을 확인하고 사회와 국가를 위해 공동운명체 이념을 정립, 세계를 향한 한민족의 우수한 자존의 사람 됨됨이를 가르치는 곳이다.

종친회 인문학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것은 참된 인간으로 살아가는 도리와 근본, 교훈, 미래 등을 담은 보고(寶庫)다. 인문학은 사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기 전에는 싫든 좋든 우리들 곁에 있을 수밖에 없는 ‘인류 최고의 인간학’이다. 그래서 우리는 종친회를 통해 따뜻한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간다.

요즘 대전 중구에 효자음(孝子音)이 잔잔히 번져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 고장은 전국과 세계 유일의 효문화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오는 9월 22일부터 24일까지 안영동 효월드(Hyo World) 뿌리공원에서 제9회 대전효문화뿌리축제가 열린다. 현재 대전 중구가 전국 종친회들과 긴밀히 협의해 ‘지구촌 인문학 대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효 사상을 주제로 한 대전중구효문화뿌리축제가 2015년부터 문화관광축제선정추진위원회로부터 3년 연속 국가유망축제로 선정된 것을 보면서 문득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데스(Socrates)의 말이 생각난다.

“천하의 모든 사물 중에서 내 몸보다 더 소중한 것이 없다. 그런데 이 몸은 부모님이 주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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