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세계의심장이, 15차 캄보디아 해외의료봉사활동을 다녀왔다. 13년 전 우연히 스리랑카 쓰나미 피해지역 구호활동을 다녀온 것이 계기가 돼 해외의료봉사활동을 시작했는데 이제는 제법 틀을 갖추고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활동을 하는 수준까지 이르게 되었다. 매년 캠프가 끝나면 참여자들이 모여 평가를 통해 부족한 점과 계속 이어가야 할 것들 정리해 발전시켜 온 것이 2년 전에는 사단법인 우리동네희망해외협력지원단 세계의심장이란 법인으로 탄생되었고 지난해에는 캄보디아 깜퐁츠낭 현지에 실무인력 파견과 함께 자그마한 센터 공간도 마련했다. 올해는 현지에서도 법적인 공신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HOPE COMMUNITY라는 현지 NGO도 설립했다. 이렇게 벧엘의집이 11년 전 캄보디아 깜퐁츠낭지역과 인연을 맺어 지금까지 그들을 섬기는 일에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매년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지만 특히 이번 15차 캄보디아 해외협력 캠프는 새로운 가능성과 지속적으로 협력의 방향을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된 일정이었다. 의료봉사활동을 매개로 기존의 장학 사업이나 심장병 어린이 수술은 더욱 체계화되어 가고 있고, 현지센터를 중심으로 썸머라홍 빈민가를 지속적으로 도울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출발이 되었다. 썸머라홍과 뽐끌로벌초등학교의 구강보건 활동을 시작하는 원년이 되었으며 2년 전 건축을 마무리한 뽐끌로벌초등학교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었으며 CHAIN FREE MOVEMENT(쇠사슬로부터의 해방운동)란 정신보건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기존 캠프와 같이 이번 캠프에서도 한화생명 검진센터의 정숙영선생의 도움으로 완디군에게 3년 차 마지막 장학금을 전달할 수 있었고, 캠프 첫날 첫 번째 환자가 쓰러이닛이라는 심장병 어린이가 발견되어 수술비 마련을 위한 모금과 함께 수술을 위한 절차를 시작하기도 했다. 하지만 썸머라홍 벧엘하우스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썸머라홍 지역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국에 노동자로 오기 위해 반드시 치러야하는 한글시험을 위한 한글학당을 시작했고 집이 없어 남의 땅에다 움막 같은 집을 짓고 생활하는 가난한 가정들을 위해서는 ‘희망의 집’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 프로젝트는 현지 사무국장인 김형민 선교사의 아이디어로 시작돼 벌써 몇 채의 집이 완성됐고 썸머라홍지역 가난한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집을 지어주게 된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특징은 자신의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은 가능하면 스스로 장만하게 한다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한국이나 캄보디아나 가난한 사람들이 자기 땅을 갖는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농촌지역의 경우는 예외는 있지만 농촌도 마찬가지로 자기 땅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니 캄보디아도 도시에서 건물 한 채만 가지고 있으면 공무원 급여보다 훨씬 많은 월세를 받을 수 있기도 하다.(이 나라도 조만간 아이들의 장래 희망 순위가 건물주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썸머라홍지역은 톤레사프호 주변으로 국유지가 많아 대부분은 불법점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그 자리에 아무리 좋은 집을 지어준다 하더라도 자칫 쫓겨날 수도 있기에 가능하면 땅만큼은 스스로 장만하게 하는 것이다. 도저히 땅을 구입할 능력이 되지 않는 경우는 먼저 땅을 구입하여 집을 지어주고 땅값만큼은 매달 갚도록 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HOPE COMMUNITY(현지 NGO이름-현지NGO명의로는 땅을 구입할 수 있다.)가 땅을 매입하여 집을 지어주고 거기에서 생활하도록 한다. 이렇게 자신이 살아야 하는 집이기에 스스로 무엇인가 기여하도록 하고 또한 판매할 수 없도록 안전장치도 하는 것이다.

세계의심장 썸머라홍 센터 벧엘하우스가 문을 연지 이제 만1년밖에 되지 않았다. 썸머라홍지역을 섬기는 일을 위해 가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해 가고 있기는 하지만 센터가 안정적인 활동을 펼치려면 산적한 문제가 많이 있을 것이다. 그동안 진행되고 있던 무료진료소를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어린이 도서관, 한글학당 등도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썸머라홍 주민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길이다. 주민들 대부분이 알코올중독, 마약중독자들이어서 희망도 없이 매일 빈둥빈둥 지내거나 삼삼오오 모여 노름을 하거나 술을 마신다. 그런 그들에게 희망을 갖게 하고 내일을 위해 뭔가 준비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그들에게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꺼리를 만들어 줘야 한다. 이것이 바로 썸머라홍 벧엘하우스가 꿈꾸는 미래다.

이제 썸머라홍 벧엘하우스가 지역주민과 함께 꿈을 꾸고 그 꿈을 위해 함께 걸어가야 한다. 혼자 꾸는 꿈은 꿈에 불과하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되기에…. 샬롬.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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