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산내종합복지관 짜장면데이…한그릇 한그릇에 수많은 사랑이…

▲ 행사에 참석한 어르신들이 맛있게 짜장면을 먹고 있다.

‘지역 어르신들을 모두 초대합니다.’

비가 내리며 가을을 재촉한 11일 산내종합사회복지관 앞 야외는 뜨거웠다. 동구 어르신을 대상으로 ‘어르신 짜장면데이’를 준비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열기 때문이다. 행사는 복지관뿐만 아니라 삼천원행복나눔, 동구자원봉사센터, 하나은행 인동지점 등 뜻을 함께한 100여 명의 봉사자들이 어르신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행사장은 산내복지관뿐만 아니라 주변 천동, 효동 경로당 어르신까지 모두 초대, 500여 명의 어르신이 몰리면서 인산인해를 이뤘다.

행사장 한편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연신 짜장을 젓는 조리사가 눈에 들어왔다. 조리 국가대표 출신인 이정삼 씨였다. 그는 몸이 불편한 4급 장애인이다. 이 씨는 “예전의 경력을 살려 어르신들에게 질 좋고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며 “봉사를 다니다 보면 내 몸도 건강해 지는 느낌이 든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곳을 찾은 봉사자들은 비록 서로 다른 조끼를 입고 있었지만 함께 어울려 봉사하는 마음만큼은 크고 작지 않게 같았다.

가오동홈플러스 봉사동아리에서 온 천선희(49·여) 씨를 비롯한 동료 봉사자들은 자발적으로 휴무를 하거나 오후 근무로 미루고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그는 “어르신들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볼 때 행복하고 보람을 느낀다”며 “봉사를 안 해본 사람은 이런 기쁨을 모른다”고 보람을 말했다.

오전 11시경. 식전 행사로 유치원 어린이들의 댄스 공연이 펼쳐졌다. 재롱잔치를 바라보며 행복한 미소로 박수를 치는 어르신들의 눈에는 손주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게 배어났다.

짜장면을 맛있게 드시던 한 어르신은 “짜장면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라며 “맛있고 감사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행사에는 유독 먹거리가 풍성했다. 삼천원행복나눔을 통해 1000여 명이 회원들이 매달 3000원씩 모아 식재료, 밥차 등을 지원했기 때문이다. 비록 생계가 바빠 직접 짜장면을 나르진 못했지만 1000여 명의 성의와 사랑이 어울린 의미있는 풍성함이었다.

삼천원행복나눔 김보영 회장은 “어르신들의 희생이 밑거름이 돼 경제발전을 이뤘다”며 “이제라도 따뜻한 온정으로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이 시대의 봉사와 나눔을 실천할 때”라고 강조했다.

개강식에는 한현택 동구청장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한 청장은 “봉사를 원하는 다양한 단체가 모여 사회적 약자를 도와줘 감사하다”며 “맞벌이 하는 가정이 많아 주중에 혼자 계시는 어르신이 많다. 작게나마 점심식사를 대접하면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희망한다”고 덕담했다.

글·사진=이승혁 기자 lsh76@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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