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못 내려가는 취준생들
도서관도 문닫아 카페 전전

#. 취업준비생인 김정민(28) 씨는 지난 설 연휴에 이어 이번 추석 연휴에도 혼자 집에 남아 공부하기로 결정했다. 괜히 가족과 함께 고향 집에 갔다가는 친척들에게 취업 등의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긴 연휴로 인해 대부분의 도서관이 오랜 기간 문을 닫아 공부할 곳을 찾아 나서기조차 막막한 상황이다.

연휴가 다가오면서 오랜만에 고향집에 가서 친인척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기대하는 이들이 있는 한편 혼자 긴 연휴를 보내야만 하는 이들도 있다.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결정되면서 긴 연휴가 보장된만큼 해외로 여행을 떠나거나 명절을 맞아 고향집을 찾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보이지만 1인 가구가 증가하며 홀로 추석을 보내는 ‘혼추족(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539만 8000가구로 전년(520만 3000가구)에 비해 19만 4000가구 증가했다. 전체 일반 가구(1936만 8000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7.9%로 전년보다 0.7%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연휴에 집에 혼자 남아 있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다. 취업준비생 등은 명절 스트레스로 인해 집에 남아 공부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작 이들이 갈 곳은 없다. 공부를 할 수 있는 도서관은 연휴에 맞춰 오랜 기간 문을 닫아 인파가 많은 카페로밖에 갈 수 없다.

일부 카페는 벌써부터 연휴를 대비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평소에 공부하는 사람들로 손님들의 발길이 잦은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카페는 추석 연휴를 대비해 아르바이트생을 충원하기도 했다.

카페 관계자는 “황금연휴가 결정된 직후 기존 아르바이트생에 더해 연휴에만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을 충원했다. 평소에도 공부하는 학생들로 카페가 붐비지만 연휴때에는 더 많이 몰릴 것 같아 바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한 혼술 전용 술집도 이미 연휴를 대비한 장사 준비를 마쳤다.

대전 서구의 한 혼술집 사장 김 모 씨는 “최근 들어 혼자 술을 마시러 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으며 특히나 지난 설에는 혼자 술을 마시러 온 손님이 많았다”며 “이번에도 혼자 술을 마시러 오는 취업준비생 등의 손님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이미 음식 재료 발주를 업체에 요청한 상황이며 인력도 모두 충원한 상태다”라고 말했다.

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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