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필응 대전시의원

우리 민족 가장 큰 명절인 한가위가 며칠 남지 않았다. ‘민족의 대이동’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함께 고향으로 향하느라 고속도로와 각 지방도로의 정체는 심하고 평소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림에도 힘든 걸 마다하지 않고 고향으로 향한다.

우리가 고향으로 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고향에 계신 부모님을 뵈러 가는 것일까?

우리 사회는 현재 초고령화, 개인주의, 1인 가구, 실업 등 많은 사회적 변화로 사회문화와 개개인의 사고(思考)가 급변하고 있다. 이로 인한 외로움과 정서적 불안감은 사회적 불안감으로 번지며 여러 사회문제가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가위가 되면 모두 가족과 어머니를 찾아 고향으로 떠난다. 갑자기 나는 사람들이 왜 고향을 찾아갈까 하는 생각이 문뜩 들었다. 그곳에는 ‘어머니’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단순한 인간적인 어머니가 아니라 고향의 어머니는 내 엄마, 내 추억, 정을 느낄 수 있고 이러한 정서적 안정감에서 힘을 얻어 다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본능적인 우리의 행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자녀문제, 건강, 사회적 관계에서 힘들고 어려운 것들을 추석에 어머니의 정을 느끼고 힘을 얻기 위해 고향으로 향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한가위는 이전과는 다른 의미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한 해의 풍요로운 농사로 가족이 즐겁게 먹고 마시는 물질적 풍요를 기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족들 간의 끈끈한 정을 나눔으로 힘을 얻어가고 서로 심적으로 의지하는 정신적 풍요를 만끽할 수 있는 추석으로 변화돼야 할 것이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들은 추석 때마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가족들을 위해 많은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한가위 전통 민속놀이와 박물관 등 문화재 시설에 대한 무료 개방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가족의 정을 느끼고 힘을 얻어갈 수 있도록 많은 가족문화체험 행사를 마련하고, 추억 이벤트 등을 추진해야 한다. 또 여러 이유로 고향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상태적 박탈감은 더욱 크기에 우리 지역의 1인 가구와 어르신들을 위한 지원에 지자체는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져야 할 것이고, 지역 정치인들 또한 지역민들의 아프고 힘든 부분을 살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한다.

‘고향과 어머니’는 우리 민족에게 있어 정과 사랑으로 가득찬 단어다. 특히 추석 때면 더더욱 우리의 가슴에 다가오는 단어다.

올 추석도 우리 모두 고향에 와서 어머니의 정과 사랑을 느끼고 이와 더불어 정신적 힘을 얻는 한가위가 되기를 바라며, 고향에 오신 모든 분들이 행복한 추석을 맞이하길 간절히 기원해 본다.

“고향은 어머니 품입니다. 푸근한 정을 느끼시고 큰 힘을 얻어 가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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