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체 수 감소하고 물고기병 급속 번져
축산폐수·공사현장 오염수 등 큰 요인
‘조천발원지’ 보호·관리방안 대책 시급

▲ 세종시의 젖줄 조천변에 조성된 아름다운 연꽃공원. 그러나 수질오염이 가속화되면서 조천천 생태계가 죽어가고 있다. '아름다운 우리강' 사진 캡쳐

지난 2014년 6월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수중생태계의 변화가 사회이슈로 등장했다.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가 출연해 온 나라가 떠들썩한 것. 충청권은 금강권역에서 창궐했다.

앞서 대청호에서 지난 1994년 8월 ‘민물해파리가’ 국내 최초로 발견됐다.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당시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는 생태계의 놀라운 영역을 체험하는 계기가 됐다.

수중생태계의 변화에 따라 서식하는 동·식물 등의 생태계는 변화무쌍하다.

◆ 수질오염에 물고기 신음

이 가운데 민물고기는 하천이나 호수가 생태적으로 얼마나 건강한 상태인지 알려주는 바로미터다.

학계는 “물속의 생물 종류와 개체수를 분석하면 그 생물집단이 속해 있는 수중환경의 생태적 건강성을 판정할 수 있다”고 정의하고 있다.

민물고기의 폐사, 병, 감소 등의 주요 원인은 수중의 화학물질, 농약, 중금속 유입, 용존산소 감소 등 화학물질에 의한 생태계 변화다.

특히 오염된 민물고기는 비늘에 적·백색의 반점과 특유의 끈끈한 점액으로 덮여있다. 중금속으로 오염된 물고기는 등과 허리 꼬리부분이 휘는 등 기형형태를 보인다.

본지는 세종시 조천(鳥川)의 수질오염이 가속화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여러 유형을 사례로 들어 보도했다.<본보 18일자 12면 보도>

전의면 달전리 일원에서 발원한 조천은 30.17㎞에 이른다. 세종시의 젖줄이자 금강수계의 상류권, 상징적 의미가 큰 지방하천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세종시의 중·장기 수질대책으로 회복된 수질이 최근 급격히 오염되고 있는 경황이 나타나고 있는 것. 바로 물고기들의 생체변화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우선 버들치와 모래조개, 모래모지 등 1∼2급수에서 서식하는 생명체가 사라졌거나 눈에 띄게 줄었다. 최근까지 보였던 각시붕어는 자취를 감추고 있다.

◆ 곳곳 오염수 유입… 대책 시급

조천 구간 가운데 세종고 뒤편 일대에는 낚시꾼들이 선호하는 포인트다. 최근 낚인 물고기 가운데 눈가와 몸통 등 표피인 비늘에 흰 반점이 들어붙어 있다. 학계는 ‘백점병’이라고 한다.

이 ‘백점병’은 오염된 물고기에서 볼 수 있는 증상으로 원인균은 곰팡이성 세균이다. 또 끈끈한 점액질이 어체(魚體) 비늘에서 묻어나는 등 오염된 물고기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16일 포인트에서 만난 복수의 꾼들은 “올해 조천은 유난히 흙탕물이 많았다. 조금만 비가와도 흙탕물과 부유물질 등 수질이 급격히 나빠지고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세종시는 올해 초 조천의 생태계 보존과 관련해 ‘조천 발원지’를 조사해 계획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이 기간 동안 조천 최상류인 전의면 달전리 ㈜롯데건설이 시공 중인 세종 레이케슬CC 골프 & 리조트(구 세종골프장) 등 각종 현장에서 쏟아진 흙탕물 등 오염수는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들었다.

전동면 송성리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에서 지난 7월 호우 시 액비저장소 돼지 분뇨 액비를 인근 천으로 무단 방류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천의 생태계를 파괴하고 수질오염을 가중시키는 불법사례가 급증하면서 수중 생태계가 신음하고 있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