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1. 엄마!

엄마, 잘 지냈어. 엄마 없는 집에 세 번쯤 왔어. 늘 집 앞을 서성이며 나를 기다려 주던 엄마의 모습이 여전한 걸 보면 엄마는 아직 살아 있나 봐. 명절이라고 딸, 며느리 둘, 셋이나 모였어도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더라. 엄마가 있어야 할 자리를 자꾸만 돌아보게 돼.

엄마! 파라랑 지민이가 어찌나 사이좋게 노는지 몰라. 지민이네가 많이 힘든가 봐. 잘 보살펴줘. 엄마 속을 특히나 많이 썩여서인지 진석이는 더 많은 후회 속에 사는 듯해.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지? 늘 속만 썩이던 자식들과 남편, 시어머니를 모두 용서했을 테니….

엄마! 보고 싶다. 많이. 엄마의 모습을 닮은 세상의 모든 아줌마들을 보는 게 얼마나 괴롭고 힘든지 몰라. 언젠가 엄마를 세상에 없는 사람으로 인정하면 그땐 덜 힘들겠지. 안 아프게 예쁜 모습으로 살아 있어 줘. 엄마, 사랑해. <딸 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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