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종 서천군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얼마후면 추석이다. 농업중심사회였던 우리 조상들에게 추석은 봄부터 가꾼 곡식을 수확하고 풍족한 가을걷이를 준비하는 때이기도 하다. 명절쯤 바라보는 논은 수확을 기다리는 황금물결로 가득하지만 쌀 재배농가들은 벌써부터 시름에 잠겨 있다. 올해 벼 재배면적은 75만 4758ha로 작년보다 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통계청, ‘17.08.) 그러나 올해도 쌀 생산량은 400여만t으로 전망돼 정부가 예상하는 쌀 수요량 370여만t보다 많다. 전국평균 산지 쌀값은 80㎏당 13만 976원(8월 25일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6% 하락했으며 4년 전과 비교하면 26%까지 떨어졌다. 쌀 재배농가의 소득대책 마련이 시급할 때이다. 물론, 정부의 대책도 만들어지고 있고 쌀 수급 균형 달성 및 쌀값 안정을 위한 쌀 생산조정제(10만ha)가 내년부터 2년간 도입될 예정이라니 반가운 소식이다.

쌀 생산조정제를 활용한 수급조절 효과와 농가소득 안정을 위해서는 확실히 해야 할 문제가 있다. 줄어든 면적만큼 논이용 타작물을 어떤 방식으로 육성해야 할지가 관건이다.핵심은 쌀 생산농가의 논 타작물 재배 육성은 반드시 소득대체 효과가 따라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득대체를 위해서는 판로확보가 전제되어야 할 것이며, 그래야만 쌀 대체작목 생산 증가에 따른 또 다른 수급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농촌의 고령화와 부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작목의 선정만으로 판로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방법이 없는 것일까? 해답은 오히려 가까운 데 있다. 판로확보를 위해서는 지역농업 특성을 살린 특화작목을 육성해야 지역농가의 소득을 보전할 수 있으며, 지역실정에 맞는 연 2~3기작의 소득 작부체계 모색 및 지역 특산품 가공 상품까지 연계시킨다면 더욱 효과가 있을 것이다. 일례로 서천군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모시송편 소재료 국산화와 연계한 1년 3모작 작부체계를 시설하우스 3개 단지 78동(3만 6838㎡)까지 확대 보급했다. 이 사업으로 10a당 평균 125만 원이던 벼의 소득(조수입)은 1년 3모작(감자+동부+감자) 작부체계를 통해 3배 이상 높은 약 400만 원까지 향상되었으며, 동부는 지역특산품인 모시송편의 소재료로 활용, 송편의 쫀득한 식감을 높여 지역 가공업체의 소득향상에도 기여했다.

이런 성공을 바탕으로 서천군은 앞으로도 논 이용 벼 대체작목의 소득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지역의 또 다른 특산품인 소곡주와 연계한 원료곡(찹쌀) 생산기반 100ha 조성, 논 이용 마늘+콩 2모작, 논 감자 2기작, 학교급식 친환경 농산물 생산기반 500ha 조성, 논 염해지역 내염성 조사료 생산 기술 보급 등 다양한 벼 대체작목 작부체계 기술을 권역별 실천해 나갈 예정이다.

베스트셀러 ‘절망이 아닌 선택’의 저자 디오도어 루빈은‘도전에 성공하는 비결은 단 하나, 결단코 포기하지 않는 일이다’라고 했다. 농업인, 농업유관기관, 지자체가 함께 논이용 타작물 확대ㆍ육성에 노력해 나간다면 그 끝엔 농가소득향상이라는 성공이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몇 년 후 이맘때 쯤엔 황금물결을 바라보는 농업인의 함박미소를 기대해 볼 만하지 않을까?

장순종(서천군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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