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게 종업원 뽑는 심정으로 제대로 된 시장 선출해야”

▲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지난 25일 중구 선화동 인문학교육연구소에서 열린 ‘제4회 지(知)&락(樂) 콘서트’에서 ‘대전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최 일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를 맡던 2006년 선거유세장에서의 커터칼 테러 피습 후 병상에서 내뱉은 “대전은요?”라는 한마디는 그에게 기적(?) 같은 승리를 안기며 민선 4기 대전시장직을 허락했다.

하지만 2010년 민선 5기 지방선거에서 염홍철 전 시장, 2014년 민선 6기 지방선거에서 권선택 현 시장에게 잇따라 무릎을 꿇으며 권토중래(捲土重來)를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박성효(62) 전 대전시장.

그가 내년 6월 치러질 민선 7기 지방선거를 통해 대전시장직에 다시 도전하기 위한 채비에 나서고 있다. 공식 선언을 하진 않았지만 8년 만의 시장직 복귀를 목표로 뚜벅뚜벅 시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려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25일 박 전 시장은 중구 선화동에 자리한 인문학교육연구소(소장 김충남)에서 열린 ‘제4회 지(知)&락(樂) 콘서트’에서 ‘대전사랑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하며 시장직 도전 의지를 우회적으로 피력하고, 위민(爲民)에 대한 자신의 진정성을 설파하려 애썼다.

박 전 시장은 이날 강연에서 “시(市)와 시장(市長)은 시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고, 시장에겐 책임과 권한이 부여되는데, 책임은 지지 않으려 하면서 측근을 챙기는 등 권한만 남용하려 해선 안 된다”라며 “내가 운영하는 가게의 종업원을 뽑는다는 심정으로 관심을 갖고 선거에 임해야 제대로 된 시장을 선출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누가 시정을 잘 움직이고, 사심 없이 이끌어 갈지 잘 판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환경·교통·문화·교육·복지·보건·체육·안전 등 각 분야별로 자신이 시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의 주요 정책(홍명상가·중앙데파트 철거 등을 통한 3대 하천 살리기, 나무심기운동, 공영자전거 타슈, 무지개 프로젝트 등)을 설명하고,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대전에서 나고 자라 1979년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후 지역행정에 매진해온 박 전 시장은 “도시행정은 다양한 욕구가 동시에 분출되므로 이를 원만하게 조정하기가 어렵다”라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부각시켰다.

그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취임사를 통해 ‘공직자들은 촛불혁명 명령을 받드는 국정과제의 도구가 돼야 한다’라고 발언한 데 대해 “공무원은 도구가 아니라 엔진이다. 시장은 선장이고 각 공무원은 엔진이다. 엔진이 고장나면 그 도시가 고장난다”라고 지적했고, 촛불혁명에 대해선 “국정농단이 원인이 돼 나라를 바로 세우려는 대의가 있었지만 광우병 파동 당시에서 그랬듯 선동·조작·동원하는 세력이 있었다. 이것은 나라를 망치는 것이다. 촛불민주주의가 민주시민운동으로 확산돼 일상에서의 민주주의와 괴리를 좁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 현안에 대해선 촛불은커녕 성냥 하나 켜지 않고, 얼마 전 서울에서 장애아를 둔 엄마들이 무릎을 꿇고 특수학교 설립을 호소하는 사진이 화제가 됐는데 이런 문제에 대해선 외면하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참으로 비양심적이고 이중적인 태도”라고 비판하고, “나라 일에만 요란하게 떠들지 말고 생활 속에서 소외된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시민들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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