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유학대회 개막식 전경. 충남역사문화연구원 제공.

“한국의 충청유교는 유교문명화의 지역화(localization)이자 인류 문화적 다양성의 소중한 사례로 세계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충남과 대전, 세종, 충북을 중심으로 전성기를 구가한 ‘충청유교’가 세계무대에 데뷔했다. 지난 19일부터 나흘간 공자의 고향 중국 산둥(山東)성 취푸(曲阜·곡부)에서 열린 ‘세계유학대회’에서 충청유교는 국경을 넘어 스스로 역사적 위상을 새로이 하고 국제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08년 이래 올해로 8회를 맞은 세계유학대회에는 34개국 100여 개 유학관련 연구기관과 단체에서 600여 명의 전문가들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특히 하버드 옌칭연구소장을 역임한 뚜웨이밍 북경대 고등인문연구원장과 ‘현능정치’(賢能政治)라는 중국 정치모델을 발표해 논쟁을 일으킨 학자 대니얼 벨 등 세계적인 석학과 함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왕셩쥔 부위원장, 중국문화부 뤄수강 부장, 산동성 류쟈이 서기 등 중국 고위관료들도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충남도역사문화연구원은 산둥대 유학고등연구원 초청으로 이번 유학대회에 대표단을 파견했다. 대회 기간 이종수 원장은 충청유교 발전을 위해 유학 관련 기관장들과 환담하고 산둥대 유학고등연구원, 취푸 공자연구원, 귀양 공학당 등 국제교류협정을 맺은 기관장들과 지속적인 교류 의지를 다졌다. 또 충청유교의 국제네트워크를 확대하고자 일본, 대만, 홍콩 등에서 온 유학전문가들에게 상호교류를 제안했고 성균관대와 충청유교 공동연구를 논의하기도 했다.

‘일대일로와 유학’이라는 주제의 원탁포럼에서는 충청유교의 연원과 역사적 의미, 향후 전승·발전 방안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

‘한국 충청유교 전승의 현대적 여정’이라는 제목으로 발표에 나선 이상균 선임연구원은 “충청유교는 한국의 백제시대부터 시작됐고 충청지역 선비들은 고려말 성리학을 적극 수용해 조선 개국의 초석을 마련했다”며 “16~17세기 충청지역에서 활발히 전개된 기호유학은 조선사회의 정치와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충청권 지방정부는 지속가능한 충청유교 문화자원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 ‘충청유교문화권 광역관광개발’을 정부 국책사업으로 건의해 추진하고 있다”면서 “충청유교문화를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는 것은 동아시아 유교문화권에서 한국 충청권에 로컬화된 유교문명화 과정을 다시 살펴보고 인류의 문화적 다양성의 중요한 사례로 지구촌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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